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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y 09. 2016

혼자 여행하며 외국인 친구들에게 배운점.

뉴질랜드 여행 이동수단, 백패커스 버스 ‘Straytravel’

뉴질랜드 자유여행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라를 선정함에 있어 2주간 도시를 계속 이동하는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었고, 영어를 쓰며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따뜻한 여름인 나라를 찾다보니 뉴질랜드가 적격이었다.  


우선 뉴질랜드 여행관련 책이 별로 없었고, 내가 산 뉴질랜드 여행책 2015~16 최신판에는 Stray bus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합병이 돼 없어진 매직버스정보가 나와 있기도 했다. 결국 이번 여행은 인터넷으로 거의 다 해결했다.


먼저 뉴질랜드를 여행 하려면 가장 큰 문제가 이동 수단이었다.


뉴질랜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액티비티 등으로 아주 좋은 나라지만 교통체계가 단점으로 꼽힌다.

자동차나 캠핑카를 렌트해서 다니면 아주 좋겠지만 나같이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뉴질랜드 자유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대부분 이용하는 이동 수단을 소개하겠다.


장거리 버스,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버스 회사 InterCity.

우리나라 시외버스같은 개념이며 지역별 로컬버스도 제휴해 가장 많은 노선을 가지고 있다.

인터시티는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사용하며 거리에 따른 버스패스를 구입할 수 있다.

운행횟수나 루트가 키위버스나 스트레이버스 보다 많지만 출발시간이나 도착시간, 버스정류장까지의 이동 등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인터시티에 비해 저렴한 Nakedbus 버스.

노선이나 운행횟수가 한정적이지만 저렴하고 할인을 많이 해서 가끔 1$짜리도 있다.

원하는 구간을 예약해서 타거나 일정구간을 정해 미리 지불한 뒤 탈 수 있기도 하다.


백패커스 버스,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투어 회사 '키위버스'.

다양한 버스패스를 가진 패키지여행 버스 개념이다. 예전에 있었던 매직버스는 키위버스와 합병됐다. 남섬만 도는 버스, 북섬만 도는 버스부터 남북섬을 모두 도는 버스까지 다양한 Pass가 있어 원하는 Pass를 골라 결제를 하면 된다. 인터시티나 네이키드 버스와 달리 키위버스는 드라이버를 통해 주요 관광지나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싼 편이고 내가 원하는 일정대로 여행할 수 없고 여행객들과 거의 같이 다녀야 하는 패키지여행의 개념이라 자유롭지 않은 단점이 있다.

Kiwi Experience

www.kiwiexperience.com


백패커스 버스, 내가 이번 뉴질랜드 여행에서 이용했던 '스트레이 버스'

Stray 버스는 키위버스와 같이 다양한 버스패스를 가진 여행자 버스다.

드라이버가 가이드 역할을 하며 여행객들이 다 같이 버스를 타고 패스에 맞는 지역을 돌며 여행한다. 패스에 맞는 요금을 결제하고 그 패스의 출발시간이나 장소에 맞춰(타임테이블이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버스를 탄 뒤 버스드라이버와 버스 안에 함께 타있는 여행객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 내가 더 머물고 싶은 지역이 있다면 혼자 그 버스에서 내려서(Hop off) 더 머무르다 스트레이 타임테이블에 맞는 다음 버스를 타면(Hop on) 그 버스 패스에 맞는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트레이 버스를 타면 드라이버가 숙소마다 내려주는 점이 편하다. 스트레이 버스여행을 하는 도중엔 숙소 예약을 할 필요도 없고 무거운 짐을 들고 숙소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었다.

또한 배낭여행자끼리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다양한 국적을 가진 여행객들과 대화를 해볼 기회가 많다는 장점이 있었다.

대부분 10일 이상의 버스패스가 많으며 비싼 편이고 숙소도 개런티가 붙을 때가 있었고 스트레이 패스 일정에 대부분 맞춰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난 오클랜드->라글란->마오리->로토루아->Lake->블루덕st->네셔널파크->웰링턴 까지의 여행을 스트레이 버스로 이동했다. (중간에 들른 지역이 많지만 1박 이상 한 곳을 나열.)

Straybus

www.straytravel.com



타임테이블에 맞춰 새벽 7시 30분에 XBase Hostel 앞 정류장에서 Stray bus에 탑승했다.

첫 버스에서는 오클랜드->라글란->로토루아 까지의 여정을 함께했다.

첫 버스에는 스위스, 독일, 스코틀랜드, 영국, 캐나다 등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했다.

첫 버스는 라글란까지 알비스, 그 후로는 모지라는 드라이버가 우리를 이끌었다.

버스에 있던 여행객들의 성별은 반반이었고, 연령대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다양했지만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이었다.

로토루아에서 Hop off를 하고 혼자 2박3일을 여행한 뒤 다시 Stray bus에 Hop on했다.

그리고 두 번째 탄 버스에서 남은 로토루아->와카호로->네셔널파크->웰링턴 의 일정을 함께했다.

두번째 버스는 위멘이라는 드라이버가 이끌었고 여행객들의성별은 아주 신기하게도 90%가 여자였다.

연령대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까지 다양했다.

그리고 이 버스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친구들끼리 온 여행객들, 세 커플로 이루어져 혼자 온 여행객은 5명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첫 번째 버스 친구들이 대부분 혼자 온 여행객들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두번째 버스와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첫 번째 버스에서는 유럽에서 온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고 같은 나라, 같은 언어를 쓰는 여행객들끼리 친해지거나 그 나라 언어를 쓰기도 하는 편이었다.

동양인들끼리 만나면 문화가 잘 맞듯이 유럽 친구들도 그랬다.

그래도 같은 여행버스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많이 걸었다.

두 번째 버스에서는 대부분 3355 친구들끼리 온 여행객들이거나 커플들이었지만 그들에게 역시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했더니 대부분 반갑게 맞이해 줬다.


첫 번째 버스에서는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돌려가며자기소개 게임을 했다.

산타복장을 한 모지라는 드라이버가 아주 밝고 일을 하는데 있어 아주 열정적이었고 여행객들을 더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마이크를 돌려가며 자기소개나 재밌었던 일화를 이야기하고 동물 소리를 내서 누군가가 그 동물 소리를 내면 다음 사람에게 마이크를 건네주면 되는 게임이었다.

다들 재밌었던 일이나 이야기를 들려준 뒤 이상한 동물 소리를 아주 크게 내며 많이 웃었다.

나 역시 부끄러움이 많지만 다들 하길래 자기소개를 한 뒤 아주 이상하게 오리소리를 내버렸다.


내가 혼자 여행을 하며 특히 스트레이 버스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유럽친구들은 대부분이 아주 당당하고 독립적이며 남의 눈치 안보며 아주 밝고 활발하다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과 수동적인 환경에서 자란 조금은 수줍고 내성적인 나로서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걸 느꼈다.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들은 꾸미는 것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고 거울을 잘 보지도 않고 쌩얼에 그저 백팩을 매고 티에 바지에 등산화나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게다가 뭐든지 남 눈치 보거나 주저하지 않고 시도하고 힘든 게 있어도 불평 없이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하루에 4계절을 겪어볼 수 있는 뉴질랜드 12월 초중순의 날씨에도 전혀 불평하지 않았고 바닷가 앞에 앉아 피쉬앤칩스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추워지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민소매 티를 입고 있든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있든 비를 피할 생각은 없이 웃으며 이정도면 괜찮다는 말 뿐이었다.


나는 갑자기 비가 와서 일단 먹던 음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비부터 피하고 싶고 땡볕이었던 날씨에서 갑자기 추운 겨울 같은 날씨가 되어 실내에 들어가 옷부터 갈아입고 싶었다.  

또한 우리가 묵었던 몇몇 Lodge에는 각종 벌레들이 수두룩 했고 침대엔 기본, 신발, 옷, 가방 등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밥을 먹을때든 액티비티를 할 때든 방에서 쉴 때든 어디서든 벌레들이 날아오거나 물어서 간지럽거나 따가웠지만 같은 여행객들이 그것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는걸 보고 또 한번 놀랐다.

하루는 나 역시 괜히 쿨한 척 하고 있었지만 침대에 수두룩한 벌레를 보고 참을 수 없어 약이 있냐고 물어보러 다녔다. 옆에 방 미국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잘 때 불을 끄면 벌레들이 다 나갈 거라고 쿨하게 대답했다.

아주 단순하게도 '아 그러면 되는구나.'

유난스러운 나는 여러모로 그들과 함께하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뭐든일이 유난떨든 안떨든 다 어찌어찌 해결되는 건데 말이다.

사실 스트레이 버스는 버스패스가 595$로 비싼 편이었고, 원하든 원치 않든 지내야하는 Lodge도 있고 개런티를 내야하는 경우도 생기며 두번 째 버스 드라이버는 도움을 피하고 질문 할때마다 잘 모른다고 건성으로 대답하기도 했고, 여행일정을 스트레이 버스 패스 대로 대부분 맞춰야 하는 몇 가지 단점도 있었다.


다만 스트레이 버스에서 호주커플과의 '직업'에 대한 대화, 미국친구들과의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대화, 영국, 독일 친구와의 '동거와 결혼'에 대한 대화 등 여러 가지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스트레이 버스를 이용 한건 아주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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