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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Oct 17. 2017

학교가 파업을 시작했다

캐나다 생활 근황일기

#1

개강한지 2주차쯤 부터 많은 개인과제들과 팀프로젝트부터 끝이없는 시험까지 굉장히 버거웠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때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거의 매일 학교에서 공부나 과제를 하다가 새벽3시나 4시에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일주일에 한두번은 반친구들이랑 저녁을 먹거나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정말 바빠서 학교, 집, 학교, 집 생활을 반복했다.


학교에서 5분거리로 이사온 덕분에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에 가서 과제를 하거나 반 친구들에게 모르는 걸 물어보면서 공부하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인타운에 살때는 앞에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술집이 많고 지하철도 연결되어 있어서 쇼핑을 가기도 편리했지만 지금은 집앞에 학교뿐이라 정말 학교만 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답답하기도 하지만 놀고싶은 생각보다는 버거운 과제들을 빨리 끝내야 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개인과제가 처음 주어졌을 때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갈팡질팡 이었지만 이제 몇주가 지나고 여러 과제를 해 보고 친구들이 하는 것도 보고 하다보니 조금은 적응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다만 팀프로젝트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과 특성상 한 팀이 정해지면 두 학기 내내 같은 팀으로 7과목의 모든 팀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팀이 정해지고 누구나 그렇듯 모두가 100% 만족하지는 않았고 누가 부족하고 잘 하고를 떠나서 일단 모두가 두 학기동안 모든 과목을 같은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내가 팀 프로젝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줄은 몰랐는데 개인 과제보다 함께 진행해야 하는 팀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어렵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회사 조직같은 존재라는 걸 벌써부터 깨닫고 있다.


아마 그런 과정을 다 겪고 해결 해 나아가라는 취지로 절대 팀은 바꿀 수 없고 두 학기 내내 모든 과목을 같은 팀으로 진행하도록 한 것 같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빠른 시간내에 심화과정을 공부해야 한다는 프로그램 특성상 과제도 많고 시험도 많아서 매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게다가 나는 다른 원어민 친구들이나 유학생활을 오래 했거나 이미 석사과정까지 외국에서 마치고 온 같은반 친구들에 비해 영어도 부족하고 학사전공과 전혀 다른 전공이기 때문에 시간도 더 걸릴 거라는 걸 알고 부담은 느끼되 더 열심히 해야된다는 걸 알고 있다.


수업시간이나 팀 프로젝트를 할 때 혹은 친구들과 같이 대화를 나눌 때 보면 같은 반 친구들이 영어를 잘 하는 건 물론 이해도 빠르고 지식도 많은 게 느껴진다.


이미 자기나라 혹은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학사나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온 아이들도 캐나다에서 영주권이나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혹은 공부를 더 하고 경험을 쌓기 위해 온 친구들이라 이 학교에서 이미 다른 과에서 대학원 과정을 졸업하고 또 듣기 위해 온 경우도 많았다.


그만큼 팀 프로젝트는 내게 부담이 크다.

누구나 생각하는 누군가가 팀에 참여를 안할까봐 걱정하는 것 보다는 이 아이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를 따라가고 더 도움이 되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컸다. 내가 교수님에게 바로 제출을 하는게 아니라 먼저 같은 팀원에게 내가 한 과제를 보여줘야 하는데 교수님이 보기 전에 그들이 먼저 평가를 하고 그룹 점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나 하나가 실수를 하면 안되기 때문에 최근에 좀 예민 해 진 것 같다.

특히 케이스 스터디 과제에서 내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잠시 좋을 뻔 했지만 그건 부담의 시작이었다.

차트가 맘에 안든다는 것부터 진행 과정에서 수많은 질문들과 의문제기를 받기 시작했고 조금의 실수나 조금의 허술함도 용납하지 않는 팀원들 속에서 압박을 느끼기도 했다.

그만큼 내게 도움이 될 거고 더 열심히 해야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감정을 숨기지 못한 일도 있었다.


끝이없는 과제들과 이제 막 시작한 팀프로젝트와 약간의 충돌들을 겪기 시작한 초기라 여러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고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한 과목에서 퀴즈를 봤는데 어려웠고 이해가 안가서 교수님께 질문을 드리고 미팅을 잡기도 했다. 친절한 교수님 덕분에 개인 상담을 하며 어떤 게 부족한지 설명을 해주고 다시 레포트를 제출하면 점수를 올려준다고 하셨다.


그래도 학교에 가면서 예쁜 하늘을 보면서 맑은 공기를 마실 때나 과제를 하나하나 마무리 할 때 뿌듯함을 느끼고 수업시간에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친구들이 격려 해주기도 하고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할 때면 이 생활이 행복하다는 생각과 너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고 그렇게 원하던 캐나다에 다시 와서 이 곳에서 내가 꿈꾸던 이 생활을 지금 실제로 하고 있다. 이 소중한 하루하루들을 절대 소홀히 하지 말고 언제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 하고 항상 웃으며 지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2

학교 파업을 하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주말 내내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가 집 청소나 장보기, 빨래도 미룬 채 방은 초토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파업 소식을 들었다.

Ontario주에 모든 College가 파업을 한다는 공지가 나갔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만 계속 확실하지 않으니까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험일정이나 과제제출일이 절대 변경되지 않을 거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혹시 모를 Plan B도 올려주는 교수님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확실하지 않다고 하니 일요일에도 과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 파업에 대한 확정 공지가 뜨고 뉴스도 떠서 모두가 놀랐다.

사실 파업 얘기가 나왔을 때 제발 파업을 안했으면 하고 걱정을 엄청 했다. 학업을 못마치게 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생활비는 어떡하지? 한국 가야하나? York 대학은 1년간 파업을 한 적도 있다는데 그럼 비자는 어떻게 되는거지? 파업하면 집에서 뭐하지?

그런데 너무 지쳐있는 상황이다보니 사람인지라 잠시 반가운 소식으로 와닿았던 나도 참.. 하하.

파업이 시작했어도 과제는 계속 온라인으로 제출 할 수 있게 되어있고 Mid term만 연기될 것 같다.

파업 덕분에(?) 오랜만에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고 창문을 열고 커피한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 하고 있다.

물론 과제는 계속 해야하고 미리 공부 못했던 과목들 보충을 해야하고 파업이 오래 진행되지는 않았으면 하는데 그래도 오늘 하루 만큼은 조금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파업기간은 모두가 2주에서 3주정도 예상 하는데 학업을 못마치게 되는 상황은 없을 거라고 해서 안심은 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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