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Fashion Photographers
사진은 패션의 메신저다. 패션쇼에 오른 아이템들은 시장에서 고객과 만나기 전 먼저 사진가의 필터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진가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다. 패션은 사진가를 통해 새로운 예술의 영역으로 발돋움한다. 패션 사진에 날개를 달아준 전설적인 포토그래퍼 3명을 소개한다.
닉 나이트(Nick Knight)는 1958년생 런던 출신의 포토그래퍼이다. Arts University Bournemouth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1982년 첫 번째 사진집 ‘Skinhead’를 발표하며 사진 일을 시작했다. 1980년대 Jil Sander, Louis Vuitton, Calvin Klein, Yves Saint Laurent, Vivienne Westwood, Alexander McQueen, Christian Dior 등의 브랜드 캠페인을 맡아 촬영하였으며 Vogue, i-D 등 유수의 매거진과 지속적으로 협업해왔다.
1992년 촬영한 JIL SANDER의 캠페인 사진은 경매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억 원에 거래됐다. 이외에도 닉 나이트의 작품들은 Tate, Saatchi 갤러리, 보스턴 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2000년 11월에 닉나이트는 SHOW studio라는 패션 플랫폼을 런칭했다. 패션 촬영장을 모두에게 공유하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된 SHOW studio. 패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패션 화보와 영상 작업을 펼치고 촬영장을 실시간으로 라이브 한다.
I’m just trying to see the world from different angles
나는 단지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뿐이다.
라고 이야기한 닉 나이트의 사진은 패션 판타지 그 자체이다.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힘이 느껴지는 사진들은 패션 사진의 무한한 변주를 그려낸다.
좋은 인물 사진은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단순히 인물의 외형을 담는 게 아닌 인물의 삶에 담긴 영혼을 포착하는 것.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의 사진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눈빛 속에 스토리가 담겨있다.
피터 린드버그는 1944년생 독일 출신의 포토그래퍼이다. 2019년 세상을 떠나 더 이상 그의 새로운 작업을 볼 수 없지만 그가 남긴 사진들은 패션 사진계의 한 획을 그었다. 1970년대 파리로 건너가 사진일을 시작한 그는 주로 흑백으로 작업했기에 흑백사진의 거장으로 불린다.
1993년 앰버 발레타(Amber Valletta)와 촬영한 Hapers’s Bazzar의 화보는 1920년대 흑백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재현하며 다른 패션 화보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크리스티 털링턴 (Christy Turlington), 케이트 모스(Kate Moss)와 같은 탑 모델들을 촬영하며 1980~1990년대 슈퍼모델의 시대를 여는 데에 일조했다. 그가 촬영한 탑 모델들의 포트레이트는 인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패션을 중점으로 두지 않고도 패션 사진은 존재할 수 있다, 아니 존재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한 피터 린드버그의 말처럼 그의 사진은 패션 사진을 뛰어넘는 하나의 작품으로 남았다.
1947년 이탈리아 출신 포토그래퍼 파올로 로베르시(Paolo Roversi). 가족과의 여행에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접하며 처음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암실 작업(흑백 사진 인화)을 통해 사진을 공부했다. 이후 1970년대 파리로 넘어가 Elle 매거진 편집장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패션 사진을 시작했다. 처음에 그는 패션 사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어빙펜((Irving Penn), 헬무트 뉴튼(Helmut Newton), 리차드 아베든(Richard Avedon)과 같은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을 보며 연구했다고 한다.
©Art + Commerce
파올로 로베르시의 사진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인상을 준다. 몽환적인 색감과 인물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에 탁월하다. 그의 카메라 뒤편 인물의 내면에 대한 뜨거운 응시가 느껴진다.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파올로로베르시. 최근에는 Alexander Mcqueen의 캠페인 화보를 지속적으로 맡아서 촬영하고 있다. 매 시즌 아방가르드 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Alexander Mcqueen과 파올로 로베르시의 만남은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패션 사진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포토그래퍼들. 한 장의 사진이 마음에 강한 울림을 남겼기를 바래본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