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언제나 #스니커즈

우리의 웨딩슈즈는 스니커즈, 취향과 연애관.

by 젊은최양

남자친구와는 2021년도 봄이 막 찾아오려고 하던 계절에 만났다. 첫 만남의 날은 다소 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던 시절이었다. 단체 활동을 지양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된 시기. 페스티벌과 음악과 술을 이제 막 취미 삼았던 내가 취미를 강제로 금지당해 스니커즈라는 새로운 취미로 위안을 얻던 때였다. 당시 나는 새로운 조던의 발매와 각종 사이트에서 예측 불허하게 진행하던 럭키드로우에 경경했다.


동시에 연애를 안 한 것이 연 단위가 되어가서 인지 뭔가 모를 헛헛함과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직무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때였기도 하다.


"언니, 아직도 연애 안 해? 내 남자친구 아는 동생이랑 넷이 한잔할래?"

페스티벌에서 만난 '아주 좋게 생각하던'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당장 약속을 잡았다. 일단 여럿이 만나는 술자리가 몹시 재미있을 것 같았다.


만남의 날이 되었다.

그날, 럭키드로우 두 켤레나 당첨이 되어서 찾으러 가야 했다. 이래저래 마음이 급했다.

나이키 명동지점의 주말 오픈 시간에 맞춰 나의 새로운 스니커즈를 먼저 잔뜩 안아와야겠다 생각했다.

받아서 오자마자 블로그에 글까지 썼다. 이걸 계기로 스니커즈에 관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볼까 고민을 하면서.


아래는 그날 아침에 썼던 블로그 게시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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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말인데요, 저는 주말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을지로에 다녀왔씁니다.

그 이유는 제 손에 들려있는 저 녀석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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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길에 꽃들이 피고 있는 것도 오랜만에 봤구요~

필카로는 열씸히 찍었는데 폰카로는 잘 찍어둔 게 없어서 아쉽네요.


스니커즈 팬이 된 지 1년 차 열심히 응모를 넣고 있습니당ㅋㅋ

열심히 넣다 보니(운도 정말 좋은 편이었구요)

작년 연말에도 크리스마스 에디션이라며 재발매했었던 조던 OG모델 중 럭키그린,

지디포스로 유명해서 슈즈매니아가 아니더라도 모두 알 만한, 그래서 전 국민 드로우가 됐던 피마원 2도 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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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드래곤 인스타)


피마원포스가 됐을 때는 정말 회사에서 손이 벌벌벌 떨렸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도 정말 잘 신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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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슬립웨어 너낌... 핫하려면 자다가 나온 바이브 정도는 내줘야지~~~

생각보다 별로 안 신었네. 좀 더 신고 나서는 벗기고 슈끈도 다르게 매보고 요래저래 오래 신으려고 한다.

옷 신발 넘 좋은데 템부자 돼서 더 센스코디 발휘하고 싶다.)

(*4년이 넘게 지났지만 나의 피마원 2는 여전히 벗기지 않은 상태로 낡아 있다.ㅎㅎㅎㅎ)


지난주에도 또 정말 운 좋게도 두 번의 당첨 문자를 받았습니당. 저는 계정도 하나만 쓰는데 말이에요.

둘 중 한 아이를 먼저 데려오기 위해 아침부터 나이키 동대문 두타점을 방문했던 것이었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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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샷 먼저 보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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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dan1 Retro High OG University Blue

(모델번호 555088-134)


250 사이즈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감격스러웠던 건 기본 슈즈끈이 완전 블랙이 아닌 푸른빛이 도는 블랙이었던 점입니다...

이런 디테일이 팬들을 더 달겨들게 만드는 것이겠죠!

스우시는 가죽이고 다른 부분에는 스웨이드 재질이 섞여 있어서 깔끔하게 신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근데 전 스웨이드 재질 스니커를 또 너무 사랑하거든요!

새 신발 냄새는 그 어떤 새 신발 냄새보다 강려크 하군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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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가 가지고 있던 조던 1 럭키그린과도 다른 디테일들이 있었는데요.

일단 럭키그린은 우먼 모델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같은 250이지만 사이즈감이나 쉐입에 차이가 다소 있어 보이네요.

럭키그린 스우시는 보시는 것처럼 에나멜이었습니다.

다시 보는 박스샷.. 엄청 자주 실착하고 꼬질꼬질해졌음에도 불구 너무 예쁘네요 정말 조던은요.

유니버시티 블루가 흔히 말하는 스니커즈 대장급은 사실 아니지만(그래도 모카 정도는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제가 이만큼 가슴 떨려하며 게시물을 작성하고 있는 이유는 나이키가 올여름의 색으로 확실히 밀고 있는 색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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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REAM)

덩크 코스트, 덩크 SB 블루 칠입니다.

벌써 덩크만 해도 하늘빛을 띠는 두 모델이 출시되었고 인기를 끌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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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지 네이비 컬러에서도 푸른 끼가 많이 느껴집니다.


슈린이라 매년 돌아오는 여름 시즌의 컬러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보다 보니 뽐뿌가 하늘을 뚫었었는데 당첨으로 해소를 시켜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오늘 바로 스트링 조거에 힙하게 신어보려고 합니다.

조만간 실착샷도 업로드해보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내일 데려올(아마도 리셀할) 나머지 한 아이를 보여드리고 저는 유블 신고 나갈 준비를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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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롯 x 나이키에어맥스 콜라보입니다.

참.. 신박하고.. 난해하긴 하죠? 신을지 팔아야 하는 걸지 아직도 좀 고민입니다. 팔고 킬빌로 뽐뿌 왔던 오니츠카타이거 노랭이를 데려올까 생각 중이에요.

(*4년이 넘게 지났지만 클롯 콜라보 스니커즈는 그때 바로 팔지 못해서 최근 개시할 수밖에 없었고,

여전히 나는 오니츠카타이거 노랭이가 없고, 착화감이 최악인 걸 알지만서도 갖고 싶어 하고 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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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랏 콜라보는 사실 이런 맛을 기대하는데 말입니다. 아쉽지만 고민을 더 해봐야겠어요.

-끝




다시 읽어보니 다소 오글거리는데, 당시의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잘 보인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자마자 그날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네 남자친구도 그렇고, 함께 나오기로 한 그분의 친구도 그렇고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고 들었는데. 나, 좀 편하게 입고 가도 될까? 혹시 원피스 샤랄라 하게 소개팅룩 갖춰 입어야 하니?"


당시 사람들이 럭키드로우에 환장하던 이유는 희소가치가 높은 스니커즈를 찐 스니커즈 러버들에게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나는 멋쟁이 '실착러'였고, 그날 받아든 푸른색 스니커즈를 그날 당장 꼭 신고 싶었던 것이었다.


키읔이 가득한 답장을 받았다.

"언니, 타투 없는 남자는 남자로 안 느껴진다며. 둘 다 우리랑 같이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야."


우리 모두는 정말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었고 밤을 새워 술을 마셨다. 심지어는 그날 처음 본 남자친구에게 진로 상담도 받았다.

그리고 따로 두어 번을 더 본 후로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남자친구는 처음 만난 날 내가 신었던 푸른색 스니커즈를 알고 있었다.

몇 주 후 첫 선물로 내가 제일 가지고 싶어 했던 나이키+사카이 콜라보 스니커즈를 건넸다.


그날의 진로 상담은 내게 큰 파도였고, 곧바로 출판계로의 이직이 확정되었다.

아래는 이직(with 퇴사)이 확정된 이후 출판사 출근을 앞두고 쓴 블로그 게시글 내용이다.


환경이 이래저래 바뀌었고 내가 행복하기 위한 이것저것을 해보려고 한다.

실질적인 성장에도 영향이 있길 바라본다만,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다.

생각의 폭발은 결국 나를 위해 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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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사카이 개시했다. 드림슈즈...

비가 와서 쫄딱 젖었다.

펔먼티 투엑라 + 프탁 + 꽉묶똥머리에 찰떡이었다.


가고 싶었던 이미커피는 평일 낮인데도 불구 웨이팅 때문에, 그립던 1984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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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94 혜원빌딩 1층


좋아하는 북카페인데 작년 한참 공부할 때 거의 매일 마감 찍었었다. 공간을 머무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여간 재밌는 게 아니다. 홍대 진또배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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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를 마시면 쿠폰의 1984 문구를 교정해준다. 이른바 교정쿠폰ㅋㅋㅋ

돈패닉도 들어와 있고 프라이탁이나 접하기 쉽지 않은 브랜드들이 입점되어 있다. 나그참파도 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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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에도 찰칵찰칵 하고 프라이탁 뽐뿌 함 때려주고,

피어싱 대거 다양한 링으로 체인지하고, 셀프 염색 서로 해주기 했는데 둘 다 나름 괜찮타..!

이직하는 회사 첫 출근으로 베이지투톤은 너무 튈 거 같아서 어두운 푸른색을 골랐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에 느지막이 꿈을 갈망하고 자유를 찾던 이런 내가 비스무레하고도 착실하고 착한, 이런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순도 100% 순댕이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을 한다니.


#아무튼결혼

다른 수식어를 붙일 수가 없다 이 말이다.ㅎㅅㅎ


남자친구를 처음 만난 날, 날 신나게 한 건 새로운 만남보다도 인기 있는 새 스니커즈의 첫 개시였다.

남자친구를 만나고 처음 받은 선물은 내가 가장 바라던 다소 고가의(!) 콜라보 스니커즈였다.

남자친구를 만나고 인생 처음 이직을 하게 되었고 첫 출근 직전 주말, 또 내가 아주 신났던 이유는 선물 받은 새 스니커즈를 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4년 반이 흐른 뒤 놀랍게도(!)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고, 이를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는

또 가장 처음 한 일, 즉 우리의 결혼 준비 첫 단계는 그날 신을 스니커즈, 웨딩슈즈를 고르는 것이었다!


웨딩슈즈 스니커즈로 하는 거 괜찮을까?

작정하고, 하지만 무계획적으로 우연히 들어간 명동의 반스 아웃렛 매장.


머릿속으로만 구상하던, 있을 것 같은데 없어서 요리조리 구글링해가며 찾던 디자인이 거기에 있었다.

내 머릿속 내가 상상하던 드림슈즈.

사이드 스트라이프가 푸른 흰색의 반스. 흰색? 웨딩슈즈로도 딱!

남자친구도 갖고 싶다고 자주 언급하던 뉴스쿨 라인에서 비슷한 색감으로 함께 골랐다.


남자친구는 연애 첫 선물로도, 결혼 준비의 첫 단계로도

내가 너무나도 갖고 싶어서 심지어는 그리워하기까지 하던 스니커즈를 얻어준 거다.

우리의 '처음'에는 스니커즈가 있다. 취향이 있고 거기에는 우리의, 잘 맞는, 꼭 맞는 연애관이 있다.


최고야! 고이 모셔뒀다가 그날부터 쭉- 소중하게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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