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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 Jul 02. 2021

LP

이룬 것들은 깨지기 쉬운 걸까

이상해

꿈은 깨 버리는 건데 

이루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는 게


이룬 것들은 깨지기 쉬운 걸까

또는 Vice Versa

깨지기 쉬워서 이루고 싶어지는 거라고


너 없는 너네 집 갔다가 그만

돌아갈 길 잃었던 날


이상했어

지도는 있는데 길이 없어져서

지도보다 먼저 생긴 게 길이잖아


흑 하고 떨어지고 싶었어 

지도 밖으로, 

엔터 치면 사라지는 미아처럼


구석에 원반을 숨겨둔 여름

모서리를 살짝 접어둔 집은

가장자리 흩뜨리면서

팽글팽글 팽그르르 

핑 – 


다시 찾기 쉬우라고


한번 돌기 시작하면 스스로는 뒤집지 못해

바싹 구워진 심정

실은 들키고 싶었던 거지?


깨지기 쉬운 것들은 창가에 널어 두었어

반쯤은 햇볕이 환해서

집안 어둠을 조금 몰아내고

눈 감으면 어른거리는 

익어가는 먼지 냄새


첫 번째 생이 끝나기 전에


먼저 가 있을게

믿을 수 없이 망가진 네가 언제 돌아와도

원점으로 당길 수 있게

  

얼른 와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모아 들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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