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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설 Oct 01. 2020

Ⅵ.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습관

행복한 습관, 인사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살아 있는 전설을 보고 계십니다. 왜냐고요? 제 이름이 전설이거든요.”

강연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렇게 인사부터 건넨다. 밝은 목소리로 자신 있게 또박또박 말을 건넨다. 소통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인사부터 잘하자. 인사는 소통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할 있겠는가. 소통의 시작은 인사라고 생각하고 인사말에 애정을 듬뿍 담으려고 한다.  

인사할 때는 남자는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미 톤으로, 여자는 솔 톤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고 강연에서 자주 소개한다. 나 역시도 미 톤으로 인사를 하고 환하게 웃는다. 그렇게 인사를 한 뒤 그 자리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 만나는 자리라면 나에 대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신뢰감이 생긴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첫인상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인상은 15초 안에 결정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사에 신경을 더 많이 쓴다. 인사를 잘하면 인상이 바뀌고 인생도 바뀔 수 있다. 밝은 인사에 환한 웃음은 아주 훌륭한 조합이고 첫인상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친다. 

저기서 인상이 험하게 보이는 사람이 내게로 걸어온다. 내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눈을 어디에 둘까 살짝 고민을 한다. 이제 곧 몇 미터만 지나면 마주친다. 그때 그 사람이 내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전설 교수님!”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네서 답례를 했으나 처음 보는 사람 같았다. ‘이곳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니.’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누고 잠깐 이야기를 나눠 보니 몇 달 전 방송에서 내 강연을 봤다고 한다. 문화센터에서 내 강연 소식을 보고 직접 강연에 찾아온 것이다. 처음에 얼굴만 봤을 때는 인상이 안 좋아 보였는데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니 친근하게 다가왔다. 

첫인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타고난 얼굴이 이렇게 생겼는데 어떻게 하냐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고, 수줍음을 잘 타서 첫 만남이 두렵다는 사람도 있다. 첫인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인사 습관을 살펴보기를 바란다.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인사를 잘하는지, 또 어떤 인사말을 건네는지, 끝인사도 하는지 등등. 

인사도 습관이다. 자신의 인사 습관을 되돌아보고 인사에 인색하고 인사하는 게 어색하다면 누구를 만나든 먼저 인사하자. 되도록 밝은 목소리로 환하게 웃으면서. 일을 마치고 헤어질 때도 끝인사를 하자.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말이다.   

인사는 인간관계의 시작이자 인간관계를 이어 주는 매개체다. 인사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한 친구는 현직 변호사인데 어찌나 인사를 잘하는지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그 친구는 안부 인사차 일주일에 한두 차례 내게 연락을 한다. 언제나 하는 말이 “형님, 별일 없으십니까? 식사는 하셨나요?” 같은 지극히 평범한 말이다. 항상 타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나에게 먼저 안부 인사를 건네는 이 친구를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먼저 다정하게 인사하며 손을 내미는 사람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으며, 이 다정다감한 사람에게 애정이 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인사를 정감 있게 하디 보니 무슨 모임만 있으면 설령 그 모임에 있는 멤버들이 이 친구를 몰라도 마치 오랫동안 알아 온 지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모임에 초대해 또 다른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서로 알게 되면 그보다 더 좋은 인맥의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는 것 자체가 무슨 큰 힘이 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사회생활을 해 보니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든 없든 그것과 상관없이 서로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에 큰 활력소가 된다. 

그냥 가볍게 목례만 하는 사람도 있고 예의를 갖추고 깍듯하게 90도로 이른바 ‘폴더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와 지위에 따라 인사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다. 언제나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친구가 있다. 지열이라는 친구인데 언제 봐도 90도로 인사를 해서 절로 ‘와!’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며 반듯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각인시킨다. 몸에 밴 인사성이 정말 밝아서 겉치레로 하는 인사와는 느낌이 전혀 달라서 지열이를 만날 때마다 인상적이었다. 누구를 만나도 진실되게 성실하게 인사하는 사람은 드물다. 몸에 밴 인사성을 바탕으로 성실성까지 겸비하니 결국 외무고시에 합격하는 놀라운 쾌거를 거두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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