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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에서 시작된 삶

(8) 인생 제2막

by Jeong Apr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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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2막이 시작되었다.

참으로 설레고 벅찰 수가 없다.


내 가정을 꾸리는 일.

내 인생 꿨던 일 중 하나이다.


요즘 세상이 결혼도 늦게 하고 아이도 많이 안 낳는 추세이지만 나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하고 이쁜 아이들도 둘이나 셋 정도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계획했던 시기보다 결혼도 빨리하고 아이도 빨리 가졌다.


그렇게 나는 젊은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고 나니 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 졌다.

나이만 어른인 게 아니라 성품이 바르고 배울 점 많고 포용력이 뛰어난 내가 생각하는 정말 어른.


아이가 나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내가 아이에게 좋은 본보가 될 수 있도록 모범이 되고 싶다.  다른 건 몰라도 만큼은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


내가 우리 부모님에게 그렇게 자라서인지 모르겠다. 부모님은 내가 공부를 조금 못해도 공부하란 소리는 일절 하지 않으셨고, 인성교육과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항상 엄격히 가르치셨다.


그 덕분에 항상 어른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어도 버릇없다는 말이나, 예의가 없다는 말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부모님에게 나를 이렇게 가르쳐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내 아이에게 그런 가르침을 주고 싶은 것 같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눈으로 담을 수 있어 감사한 요즘이다. 이 순간은 지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서 안아줄 수 있을 때 더 안아주고 같이 놀아줄 수 있을 때 더 놀아주고 시간을 같이 보낸다.


아이가 처음 눈을 떴을 때.

아이가 처음 눈 맞춤을 했을 때.

아이가 처음 나를 보고 웃었을 때.

아이가 처음 옹알이를 했을 때.

아이가 처음 뒤집기를 했을 때.


모든 순간에 함께였음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쁘다. 나에게 정말 큰 감동이었다. 마음이 벅차도록 기쁘고 행복했다. 상 밖으로 나와 아등바등, 내 손길이 닿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던 아이가 하나씩 헤쳐나가고 성장하는 과정들이 너무 기특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남편과 똑 닮은 우리 아이가 있어 너무나도 행복하다.


정말 온전한 나의 편이 있어 든든한 느낌.

무엇이든 함께할 내 사람들이 있다는 즐거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행복감.

함께 있다는 그 편안함.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결혼 전에는 커리어우먼을 꿈꿨었지만,

이제는 슈퍼우먼을 꿈꾼다.


올해 7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나는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며 임신 막달까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을 했다. 막달되니 언제 애기가 나올지 몰라서

어딜 다니는 게 조심스러웠다.


솔직한 말로 아기 낳고 일터로 복귀를 빠르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그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아기를 낳고 나니 우선 몸조리에 신경 써야 했다.


입원실에 있는 동안 큰 교통사고를 당한 듯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고 도움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그렇게 휴식을 갖고 나서 퇴원하고 아기를 집에 데리고 왔다.


그때부터 내 몸은 신경 쓸 수 없었고 오직 아이만 신경 쓰기 바빴다. 밤낮 구분 없이 2시간마다 애기 분유를 타주고 재우고 기저귀 갈아주고 무한 반복이었다. 애기가 잠든 그 짧은 시간에 집안일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3일이 지고, 애기가 잘 때는 무조건 그냥 같이 자라는 친정엄마의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됐다.


밥도 제대로 먹은 기억이 없고, 잠도 4시간 이상 제대로 자 본 기억이 없다.

온 신경은 예민했고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젊어서 괜찮다 생각했는데.

그것도 정말 큰 오산이었다.


온몸의 뼈 마디마디가 시리기 시작했다.

겨울에 집 밖을 나가지도 않고 몸에 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수면양말이랑 옷을 다 껴입고 있었는데도 뼈가 시려왔다. 아이를 계속 안았다 내렸다하니 허리와 손목에 통증은 계속 달고 살았다.


애기 하루 패턴이 잡혀서 육아가 익숙해질 때 쯤 되니 무릎이 고장났다.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찌릿거리는 통증에 절로 인상을 찌푸려졌다. 정말 아팠지만 정신력으로 버다고 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아픈데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한테는 내 손길이 필요했으니까.

우리 아이는 배고프고 기저귀 갈고 싶어도 는 것 밖에 못하니까.


이젠 내가 우선이 아닌, 아이와 가정이 우선인 내가 되었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는 나를 지치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슈퍼우먼이 될 수 있다. 확신한다.


나를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힘이 나고 오늘 하루도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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