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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통역사 김윤정 Sep 02. 2021

힘든시간을 보내는데도 모범이 필요해

나의 롤모델


#나에게달달한정

#오분이상보라방송

목요일 순서는 #나의롤모델!

파란만장 시니어 모델 수업은 코로나19 4단계 연장이라 계속 휴강 상태.

아쉽지만 기다리며 인생의 롤 모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방송에서 밀라논나님을 소개하려 했는데, 방송 5분 전에 급히 변경했습니다.


저녁 달리기 전에 참여한 회의에서 제 삶을 돌아보는 질문을 받고

이런저런 기억들이 떠오르던 차에

새로 이사 갈 집 계약을 한 오늘, '어려운 시간을 참 잘 견뎌왔구나!' 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제가 어려운 시절을 잘 지날 수 있는 모범이 되어준 오빠가 생각났습니다.


최근 SNS에 20대 시절 사진을 올리는 게 유행이길래 올린 제 사진들 중 한 장입니다. 당시 파리에서 유학하던 오빠 집에 놀러 갔었지요. 바쁜 시간 중에 동생 데리고 파리 시내를 구경시켜줬던 오빠와 오르세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그때는 몰랐는데 많이 닮았네요. 삶의 어려운 선택의 순간마다 오빠는 짧은 한마디였지만 제게는 큰 울림을 줬던 경험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5년 전쯤 제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눈앞에 놓고 있던 시기. 저는 두 사람의 망함(?)을 떠올렸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생 시절에, 오빠도 방송 출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정적인 위기를 경험했었지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경험한 비슷한 상황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재정적인 몰락은 그 자체로도 힘들지만 좋았던 사람들과의 관계까지도 진위를 알려준다는. 잘 지내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피상적이었음을 받아들이는 데는 아픔이 크게 느껴지니까요. 그러나 비슷한 상황의 공통점과는 달리 분명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오빠는 많이 달랐어요. 많이 힘들긴 했다고 나중에 말했지만 옆에서 지켜볼 때 오빠의 태도는 무척이나 담담하고 차분했습니다. 누구를 원망하는 소리도 없었어요. 상황을 받아들이고 주변의 도움으로 잘 정리를 했지요. 그리고 어려운 시간을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잃고 또 모든 것을 세우기까지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잘 해냈습니다.


저는 그런 오빠를 떠올리며 망해가는 시간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힘들지 않고 걱정과 불안에 떨지 않았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두렵고 걱정되고 특히 아이들을 굶길까 싶어 가장 두려웠지요. 하지만 그런 시간에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를 평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오빠처럼 해야지' 하는 마음을 따랐기 때문이에요.


 모델 무언가를 이루어 가고 성공하려  때도 필요하지만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오빠를 따라 망한(?) 시간을  견뎌왔더니 새로운 삶을  기대가 넘치는 시간도 찾아오네요.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준 오빠에게, 좌절을 딛고 일어서서 가장 힘든 시간을 버틸  있게 힘을  인생의 선배들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jeong273/videos/369763624634583



#공감 #롤모델

#힘든시간을보내는것도모범이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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