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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ll Jun 06. 2023

카플

묘하네

십여 년 전에 다녔던 직장은 공단이라 대중교통 연결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직원들끼리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카플을 종종 했다


중고 경차를 구매하기 전까지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을 해서 시간과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재무회계를 담당하는 여직원이 그만두고 새로운 여직원이 왔는데 자가용이 없어서 출퇴근이 어려웠다


국민학교 시절 친구이자 회사의 상사는 카플을 직접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돌려 말했다


와이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여직원을 출근길에 있는 지하철 역에서 픽업해서 회사까지 카플을 했다 나중에 남직원이 추가되어 3명이 되기는 했지만


그 중고 경차는 폐차대신 수출로 해외에 팔았고 시간이 흘러 아이들의 어린이집 등하원으로 새로운 중고 경차를 구매했다


그리고 최근에 와이프가 산속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선생님이 되었다


그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다른 선생님들 중에 나중에 농부를 꿈꾸는 남자 선생님이 퇴근 후에 텃밭에 간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 선생님은 우리 집 바로 옆 단지에 거주한다


공교롭게도 와이프가 퇴근하는 길목에 그 텃밭이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농부가 꿈인 선생님을 텃밭까지 데려다주는 것을 한 번 봤고


그리고 바로 옆 단지에 사는 선생님은 보통은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데 어쩌다가 급하게 집에 올 때는 와이프 차를 탄다고 했다


와이프는 매일 같이 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옛날에 왜 와이프가 그렇게 반대를 했는지 이제야 알 거 같기도 하고 미안하고 기분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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