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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와 중고차

새것과 헌것

by 정현철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저는 본능적으로 '내 것이다'라는 생각에 할부로 구매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새것을 좋아하고 중고제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하루는 남동생이 동네에 있는 자동차 대리점에 가서 새 차를 계약했습니다.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적금으로 모은 돈을 사용했습니다. 대리점 직원은 나중에 현금이 필요한 일도 종종 생기니 절반은 현금으로 하고 나머지 절반은 할부로 하면 어떨지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현금으로 신차를 뽑았고 그 대리점 직원은 캐피털이나 금융사의 할부 손님을 놓쳤습니다. 순간적으로 에버랜드에 재직하셨던 외삼촌이 첫차를 전액 할부로 뽑았다는 옛날이야기가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국민학교 동창의 가족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차량도 안전한 SUV를 좋아했고 실제로 첫 번째 차량도 회삿돈으로 쌍용의 액티언을 구매했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회사에 자리를 잡고 실적도 내니 부모님에게 본인은 새 차를 뽑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현철이에게 액티언을 주면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작은 중소기업에서 중고차도 주고 주유비도 일부 지원해 주고 고맙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오래되고 무거운 중고차를 받았다면 안해님이 싫어했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연비도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공단의 도로에서 빨간불에 갑자기 급정거해서 뒤에서 오던 엑센트인가 아반떼와 크게 사고까지 난 차량이었습니다.


이만저만해서 저는 백수시절에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카카오톡 대리운전입니다. 강남이나 사당에서 콜을 기다리고 안양이나 부천 쪽으로 가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가끔 연예인의 자동차도 운전했습니다.


그렇게 자동차는 '그저 유기체를 이동시켜 주는 금속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회사 법인 차량이나 누군가가 선물로 신차를 선물해주지 않으면 상태가 좋은 중고차를 타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고차 딜러들의 경우 대부분 중고차를 탑니다.


하지만 중고차의 경우, 사고차나 침수차를 선택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수리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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