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시장 개척단에 참여했던 사장님들과 출장 일정 후에도 몇 번 모여서 식사를 하고 결혼식장에 가서 축하도 하고 이직 제안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직할 이유도 없고 20년 지기 국민학교 동창이 나중에 사장이 되면 이사나 상무로 계속 근무하고 싶은 생각에 이직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관계라는 것이 생각대로 계산한 대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이만저만해서 그 친구 녀석 회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와서 백수가 된 후에
시장개척단에서 만났던 사장님들, 이사님들, 실장님들에게 안부연락도 드리고 겸사겸사 사람 구하면 이력서를 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재입사한 곳이 소방용 스프링클러 플렉시블 호스를 제조하는 공장이었습니다. 해외영업팀으로 들어갔는데요, 이미 그곳에는 사장님 아들이 이사직급으로 해외영업팀장을, 그 아들의 고려대 선배가 중요한 일을 하고, 영어를 잘 못하는 20대 후반의 젊은 신입 직원이 샘플 포장이나 송장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잘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의 큰 딸이 재무관리팀장으로 모든 자금을 관리하고 있어서 국내영업팀과 해외영업팀에서 10원 하나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실적이 안 나오면 아빠에게 이야기해서 사장님이 영업팀을 박살 냈습니다. 그래도 저와 주 과장님에게 본인이 사용했던 유아용 손수건이나 아기 장난감등을 선물로 줬습니다.
얼마 후 저는 어이없게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남미의 어느 나라에서 근무하던 코트라 직원에게 밀어내기를 당하고 또다시 백수가 되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흘러서 국내영업팀에서 근무하던 과장님에게 안부전화가 와서 이야기를 해보니, 그 해외영업팀장은 기러기 아빠가 되어 혼자 살고 와이프와 아이들은 해외유학을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영업팀의 사람들도 다른 회사로 모두 이직했다고 했습니다.
와이프에게 폭언을 하고 직원들에게도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던 그 사람과 사장단 가족이 출근길에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