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리본이 겨울의 나무에 맺혀있다.
희미한 유자내음이 노랗게 퍼져간다.
휘어진 입맞춤은 짧은 인사와 함께 맺는다.
발걸음의 선율을 따라 도착한 낙원
평온한 대화 속에서 피어난 고독
별빛이 쏟아지고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밝음
달아나는 심장소리
설거지를 하다가 베인 주름 사이 칼날
날아오르는 관음증
파멸의 몸짓은 우아한 인과
납작한 이마로부터 툭-툭-
꺼져가는 매트리스의 부드러움닮은 운율
건반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의 몫은
섬광처럼 사라진다.
날카롭고 따스한 초승달처럼
부풀어 터진 마음이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뜨거운 발 끝은 호수를 건너지 못한다.
아, 닿지 못하는 애달픈 어깨
놓쳐버린 감정의 움켜쥠을 아쉬움으로 펼쳐본다.
아, 닿고 싶은 간지러운 왼쪽 뺨
가로등의 주황빛을 닮은 사라지는 숨결을 바라본다.
아, 닳아버린 눈동자
여전히, 지속되는, 열병처럼, 좀처럼,
고백은 연습으로 남고
그리움은 온 몸으로 스며든다.
아, 미쳐버린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