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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희 Jan 05. 2016

#2. 우리의 말하기를 분류해 보면요

공적인 말하기 vs 사적인 말하기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잠시, 시간의 흐름대로

여러분의 오늘 하루를 시작부터 떠올려 보세요.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말을 나누었는지?

.

.

.

떠올리셨어요?


이런. 아닐 줄 알았어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 손이 먼저 움직이셨더라도 잠시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오늘 하루요.



일어나서 처음 한 말은?

대화를 나눈 상대는 총 몇 명?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이 공간은 분명, 글을 쓰기 위한 곳인데도 전 꼭 라디오 부스같단 생각을 합니다.
1.세상의 소음과 차단된 공간에서
2.익명의 청취자들(독자들)에게
3.소곤소곤 속삭이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실시간 문자를 읽어드릴 수 없다는 점만 빼면 말이지요.


저는 오늘 아침 창문 너머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 배시시 웃는 제 아들에게 속삭이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잘 잤어? 기분 좋아?
엄마한테 뽀뽀해 주지 않을래?"



(대부분 웃고 도리질하며 도망간다는 안타까운 상황은 공개하지 않을게요;; 했군요.ㅎ)


눈 뜨면서부터 깊은 밤 잠에 빠져들 때까지 우리의 입에서 발화되는 많은 종류의 말들.

말들을 분류해 보면요.




저는 크게 공적인 말하기와 사적인 말하기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공적인 말하기는 청자의 수에 따라 다시, 일 대 일의 말하기일 대 다수의 말하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일 대 영(0)의 말하기도 있고요.)


사적인 말하기도 마찬가지로 일 대 일, 일 대 다수 그리고 일 대 영(0)으로 분류해 보겠습니다.




공적인 1:1 의 말하기에는 어느 것이 속할까요?

일대일 토론, 인터뷰(tv나 잡지 속 그 인터뷰 혹은 면접 인터뷰) 등이 있겠죠.

일 대 다수의 말하기에는 프리젠테이션, 집단 토론, 회의 때의 발언, 면접 인터뷰 등이 속할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치는 '스피치를 잘 하고 싶고 배우고 싶어요.' 에서의 스피치 주로 이것을 뜻하죠.



일상적이진 않지만 1:0의 스피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앵커의 뉴스멘트가 그렇죠.

티브이뉴스, 라디오뉴스를 할 때 스튜디오 안에는

화자인 저만 있고, 청자는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파 너머 수많은 시청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눈 앞의 존재는 아니니까요.

이런 스피치는 배우는 사람이 제한적입니다.

내용보다는 전달력 강화가 주 목적이 되므로 주로 아나운서나 기자 지망생들이 교육받는 영역이죠.


그런데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닌,미리 준비된 원고나 대본이 있는 이런 영역도 스피치로 보아야 할까요?

다소 모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애드립을 하지 않는 앵커나

대본 속 배역이 되어 연기하는 배우나 성우들

엄밀히 말해 스피치 전문가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치 능력이 내용을 채우는 능력과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으로 나눈다면, 이 중 내용을 채우는 방식과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종업계 인재들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직업이 준 혜택인, 말하기의 기법에 통달해 가는 동안 삶이 준 지혜로 스피치의 내용 또한 채워 가는

훌륭한 스피커speaker들이 제 주변에는 많이 있으니까요.


그럼, 지금 스피치에 대해 쓰고 있는 9년차 아나운서인 저는 무어냐고요?

스피치 덕후죠ㅎㅎ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이요.

그래서 제 글은 전문가의 견해가 아닌, 스피치를 애정하는 사람으로서의 대상 탐구록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글에 여러분의 관심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적인 영역으로 가 봅시다.

일 대 일로 하는 사적인 말하기?


다름 아닌 .

일 대 일로 말한다 적고 '대화'한다고 읽습니다.

단연 우리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많이 하는 종류의 스피치일 겁니다.


일대 다수의 사적인 말하기라면 모임에서 나누는 대화라든지 짧은 스피치 꼽을 수 있겠지요.


지인들과의  연말 모임에서 건배사를 해 보았거나

친구 아기의 돌잔치에 갔다가 행운권에 당첨된 후

"재현이 덕분에 좋은 선물 받았네. 기분 좋다!      

 재현아 축하해. 예쁘게 잘 자라라!"


하고 덕담을 남겨보신 적이 있다면

바로 이 경우의 스피치를 하신 겁니다.



 위와 같은 분류를 열심히 늘어놓은 것은, 할 것들을 먼저 나열해보고 울타리를 쳐 놓아야 안심이 되는, 제 습관 때문이에요.
앞으로의 이야기들은 모두 위에서 늘어놓은 분류 중 하나의 카테고리에 속하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말하기' 중 이 글은 어느 말하기를 다루는 걸까.
이 배는 어느 좌표 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일까.
종종 떠올려보고,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뭘 자주 확인하지 않으면 배를 산으로 보낼지도 모르는 타입이라서요.(^^;;)


여기까지 저와 호흡 맞춰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가야 하겠습니다.

스피치의 마지막 분류에 해당하는


바로 '화자가 없는 사적인 말하기'에 대해 적을 차례이기 때문이에요.

정말 중요합니다.

워낙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려 합니다.





자, 모쪼록 오늘 하루 많이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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