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계절 반 바퀴
1분, 2분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다르게 도착하는 버스를 기다린다
서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하늘이 시원하게도 펼쳐져 있다
내 또래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딱 떨어지는 정장이나 고급스러운 명품백 보단 형형색색의 티셔츠와 운동화만 가득하다
카페의 개수는 한정적이고 디저트나 빵집도 몇 개 되지 않는다
늘 가던 곳을 가거나 아예 가지 않는다
내게 전부라 생각했던 것들과 떨어져 지낸 지 6개월.
그것들이 없어도 살아지는구나를 배우고 있다
우리끼리 뒤풀이 할 시간을 갖자며 맥주집에 모인 밤.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당사자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고
훗날 기억 못 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한 마디여서,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 순간을 간직할 것 같다
대화가 좋은 이유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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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다는 이유로
익숙한 게 편하다는 이유로
작은 변화도 시도하지 않으면서
일상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아니다 싶으면 돌아가도 되니까
차근차근 바꿔보는 연습 중
선택하면 된다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책을 구매하는 것
허리가 덜 아프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
체력을 기를 수 있게 조금 일찍 일어나 한 바퀴 걷는 것
툭- 내뱉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잠깐 호흡을 고르고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렇게 선택을 통해 길을 만들어가기
나의 성장을 뿌듯해해주는 사람
나의 성장에 함께해 주는 친구들
성장하지 않았어도 언제나처럼 아껴주는 이들
이건 이대로, 그건 그대로 다 고맙지 뭐
너무나 당연해서 감흥 없던 것들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로 변한 나날들
세상에 당연한 것, 영원한 것은 없나 보다.
고모의 눈에는 내가 마냥 어린 조카인 듯 했다
나이 30을 바라보는 내게 과자를 가득가득 사주시던,
시원한 거 먹으며 가라고 음료를 챙겨주시던 고모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