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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일 1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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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훈이 Feb 18. 2019

1일 1기록 - 일곱 개의 날들

어느 늦은 새벽에








하고 싶은 것들을 자꾸 미룬다


요리책을 뒤적여 마음에 드는 레시피의 페이지를 접어두는 일

남들은 다 봤는데 나만 안 본 영화들을 몰아 보는 일

새로운 찻잎을 뜯어 홍차를 우리고 향을 음미하는 일

아껴둔 블루치즈 머스터드를 꺼내 샌드위치를 만드는 일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쌓아놓고 그 안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는 일

그 날의 기억을 글로 풀어내 오래오래 간직하는 일


분명 어려운 것들이 아닌데

'그래도 아직은'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기가 어렵다

다음이라는 순간이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데,

조금 오만한 거 아닐까 나.























띠리링 -

막 잠들던 찰나 알람이 울려 잠에서 깼다

누군가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이었다

3분 정도가 지났을까

띠리링- 또 한 번의 알람이 울렸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한 시

나 말고 또 잠 못 드는 영혼이 있구나 싶어 어쩐지 안쓰럽지만 웃음이 나던 날이었다

월요병 파이팅



















그 사람은 했고

나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직업은 되지 못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고 좋다 헤헤


















당신이 글을 썼으면 좋겠다

늦은 밤 노래를 듣다가,

술자리를 마치고 집에 가다가,

어쩌다 생긴 혼자만의 공백 속에서,

주말 출근이 끝난 토요일 오후 다섯 시에.


예쁜 생각과 마음을 글로 풀어낼 줄 아는 당신이

계속해서 글을 썼으면 좋겠다.
















여행을 향으로 기억한다는 친구와

맛으로 기억하는 나.

무엇이든 순간을 공유하고 남길 수 있으니

참 좋은 일이지.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늘었다

불안한 마음도 있고 두려운 마음도 있고

신경 쓰이는 것들이 많은가 보다


 트립토판 혹은 멜라토닌을 집어 든다

며칠이고 계속되면 처방받은 약의 힘도 빌려 본다

좋아하는 숙면요가를 해도 잠이 오지 않을 땐,

배가 고파 그런가 싶어 요거트도 말아먹는다

핸드폰 불빛에 눈이 시릴 때쯤 일어나 불을 켠다

책을 펴거나 손을 움직여 글을 쓴다


그때마다 늘 같은 문장이 떠오른다

“너무 아프지마.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거야.”


좀 더 잘 살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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