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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훈이 Apr 28. 2019

1일 1기록

일곱 개의 날들








꽃이 떠난 자리를 녹음이 채운다.

이렇게 시간이 또 -





















"너도 이해 못할 것 같아"라는 말에 대답했다.

"아니 이해해. 우리 집도 그런 적 있거든"

뱉어놓고 잠시 후 후회했다.

너무 냉큼 대답한 것은,

너무 경솔한 것은 아니었나.



"1년 간 호르몬제를 먹게 되었어" 용기 내어 말했다.

"에이 그 정도면 뭐 약도 아니지"

라는 너의 말에 울컥 - 속에서 뭔가 치솟는 것 같았다.

며칠 밤을 뒤척이나 용기 내어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너의 말이 서운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본 적 있다 해서

그 마음까지 같은 건 아니다.

각자가 느끼는 아픔의 정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겪어본 고통의 깊이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일 테지.


너무 쉽게 공감하려 하고,

너무 쉽게 공감받으려 했던 나의 탓이다.





















예전엔 성실함이 최고라 여겼는데

지금은 내 몸이 아프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최선을 다하되 억지 부리진 말아야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조금 꺼내본다.

미래에 대해 막연히 꿈꾸고 있는 것도 살며시 내비쳐 본다.

이방인으로서의 설움을 이야기하고

약간이나마 그 마음을 나눠본다.

깊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그냥 그런 사이.









골목 골목 들여다보기.

이게 뭐라고 이렇게 재밌나


















헛헛함을 채워주는 건 언제나 사람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참 괜찮은 삶이지 싶다





















잔인한 4월도 끝나간다.

드디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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