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날들
중학생 때에도.
참을 수 없이 외로웠던 대학교 1학년 때에도.
어학연수 이후 마음 둘 곳이 없었을 때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외로움이 밀려올 때면 글귀를 찾았고
필사를 했고 일기를 썼다.
이 모든 것은 어쩌면 다 연결된 것이 아닐까.
나는 뼈속 깊은 곳까지 글을 좋아하고
마음이 몽글거리는 이야기를
사랑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예민하고 싶어서 예민한 게 아니라는 걸.
카페에서 갑자기 등장한 옆사람의
쩝쩝거리는 소리를 견디지 못해
자리를 피하고 마는,
저 멀리서 쏟아진 물컵 소리에
화들짝 놀라 같이 물을 쏟아버리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닌데.....!
그 사람이 가진 빈 공간이 보였다.
그 공간을 채워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놀랍게도 그 순간
나의 빈 공간이 팽창하는 게 느껴졌다.
마치 나부터 채워야 한다는 듯이.
남은 그다음이라는 듯이.
그녀는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나는 글을 쓰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
메모장에 한 줄 두 줄 써 놓은 글을 보면 한 번씩,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싶은 구절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꾸준히 글을 써야지.
‘다음은 나일지도 몰라’
꽃구경 나온 인파들 속에서 나는 무작정 달렸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내 머릿속에 가득 찬 네가 나를 떠나갈 때까지.
살풋한 봄바람이 어쩐지 서러워 그렇게 계속 달렸던 어느 밤.
다 아는 척 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어른이 된 건 아닐까.
더 알려고 하지 않는
답답한 어른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내가 알고 있는 게 전부라고 믿는 건 아닐까.
무서워질 땐 어떻게 해야 하지
힝 월요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