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날들
코로나의 기세가 무섭다
인간의 존재란 이렇게 작고 연약하구나 싶어
어쩐지 허무해지는 마음
다들 건강하세요
차분히 근황을 이야기하는 나에게
“에너지의 기본값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라고 상담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날로 심해져만 가는 와중에 잘된 일이지만
어쩐지 죄스럽고 어쩐지 슬펐다.
나 나을 수 있을까
스치거나 스며들거나
둘을 결정하는 건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 이상형에 대해 묻는다면
적극적인 사람
내가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
이라 대답할 것 같다.
마음껏 예쁨 받고 그 사랑을 되돌려주는
다음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날이 짧아져만 가는 기억의 끈을 애써 붙잡는다.
얼마나 남았는지, 얼마나 두터운지 알지 못한 채
시간 속에 풍화되지 않도록
애써 잡아보고 또 잡아보는 나날들
사소한 나의 생각이,
사소한 나의 취미가,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 믿는다.
아직도 꿈과 로맨스를 믿는 나이, 서른두 살.
하루는 느리고 한 주는 빠르다
찬장 속 비스킷 꺼내 먹듯 나이만 먹어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