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날들
보고 싶으면 보고
만나고 싶으면 만나면서
그리운 순간을 너무 많이 만들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날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나를 마주하는 내가 되었으면
늘 먹히던 것이 먹히지 않는다
당연하다 믿었던 것이 당연하지 않다
믿었던 것이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동시에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걸 이겨내면 나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까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아요"
라고 말하고 펑펑 우는 나에게
그녀는 무언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잘못이 아니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나쁜 게 아니라 한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진 그 순간에도
네가 선택한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그게 얼마나 슬펐는지, 너는 아마 모르겠지.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세상은 내게 그걸 자존심이라 말하더라.
배고픔과 배부름에 조금만 덜 예민했더라면
지금과 한참이나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거라고
몇 번이나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산다는 건
조금 많이 외롭고 슬픈 일이다.
기왕 이렇게 만난 거 잘 지내보자고,
그 한 마디가 이렇게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