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날들
내 사람들과 나눌 다정함마저
뺏어가는 밥벌이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를 지키려 내던진 말이
네게 상처로 남은 것 같아 미안해
자존심 좀 버리면 되는 문제 같은데
되게 못한다 그치
10년 만에 마주한 아이와
처음으로 둘이 술잔을 기울였다
반가웠고 새로웠고 즐거웠던 겨울의 시작
한번 더 잘 지내보자
고고한 척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늘 발버둥 치며 날을 세운다.
그리고 또 가까이 있는 이에게 차가워지지.
보이는 것만 백조면 뭘 하나 대체
다시 책을 찾는다는 것,
숨거나 쉬거나 off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
이렇게 저렇게 하루를 살아내다
발목 언저리까지 눈이 쌓이는 어느 겨울날이 되면
진하고 무겁고 입이 텁텁하기까지 한
검붉은 와인 한 병 사이에 두고
밤인지 새벽인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오-래 이야기를 나누자 우리
비용은 선불인데
월급은 후불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