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을 때 쓰는 일상 이야기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마다 다짐한다
자 나의 형편없음을 보여주자...!
모든 것에 미련이 많은 나는 무언가 버리는 걸 못한다
그러다 스트레스가 터지면 죄다 버려버리는데,
옷장, 냉장고, 신발장, 서랍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절대 버릴 수 없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하니
마냥 답답하다.
집은 버릴 수도 없고
소라게처럼 옮길 수도 없는데. 어휴
일 년에 한 번뿐인 이 좋은 여름날을
왜 나는 즐길 수 없는 걸까 싶은 순간
다시 찾아온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끝을 알 수 없는 영화처럼
가만히 오래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티셔츠에 새겨진 청춘이란 글자와
그치지 않는 비
힘겹게 돌아가는 에어 써큘레이터의 소리와 흔들리던 커튼
나의 삶인데 영화 속 한 장면 같아서
가만히, 오래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예전엔 폭풍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내가 좋았다.
몸은 힘들지언정, 하루를 꽉 채워 사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내일의 나에게 체력을 빌려오는 날이 많아질수록,
재충전했다라는 느낌을 받는 텀이 길어질수록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나의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고
주변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고
정신적으로도 무너지는 듯한 느낌.
이건 아니다.
내가 살고 싶은 건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내는 것이었지
오늘을 위해 내일을 희생하는 것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도 아니었다.
나의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생각을 하자.
솜털 하나하나에 물기가 어린것처럼 축 쳐진 몸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진정 나다운 순간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엔 뭐라도 하자 싶어서 시작한 출근길 책 읽기였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소중하다.
기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