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보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 콘서트'의 운명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최초로 퍼질 때, 연예계 또한 엄청나게 큰 타격을 받았다. 연예기획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콘서트'를 더 이상 열기가 힘들어졌다. '드라이브 인 콘서트' 등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기존의 콘서트를 이어나가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은 '온라인 콘서트'였다.
'재택근무'가 기존에 있긴 했지만 코로나 이후 엄청나게 발전했던 것처럼, '온라인 콘서트'도 코로나 이후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물론 콘서트를 가는 가장 큰 이유인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직접 보고 아티스트의 노래를 내 귀로 직접 듣고 싶다'는 욕구를 100% 채우긴 힘들었지만,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무대,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다는 색다른 분위기, 방구석에서 스탠딩 1열처럼 코앞에서 아티스트를 볼 수 있다는 새로운 장점 또한 같이 부각되어서 나름 성공적으로 온라인 콘서트가 운영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점차적으로 기존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콘서트는 관객들이 소리를 지르는 행위 등을 금지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제한도 없이 코로나 전의 콘서트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온라인 콘서트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갈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갔던 대체제였을 뿐. 이제 다시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렸기 때문에 온라인 콘서트는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정말로 코로나가 끝나면 '온라인 콘서트'의 수명도 같이 끝나는 것일까? 덕후의 입장에서 보면 아닐 것 같다. 이 같이 생각하는 이유를 몇 가지 적어본다.
기존의 콘서트는 특정 국가에서 특정 국가 사람들만 특정한 시간에 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팬들이 많은 아티스트들은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는 팬들이 찍은 영상들이 유튜브에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보거나 (이마저도 대부분의 콘서트는 영상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라오더라도 금방 지워지는 경우가 많다.), 콘서트를 녹화한 DVD나 블루레이를 몇 달 동안 기다려서 구매해서 보거나, 자신의 국가로 아티스트가 콘서트를 진행하러 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콘서트를 한 나라의 팬들과, 다른 나라에 거주 중인 팬들의 시간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고, 콘서트가 계획되지 않은 나라의 팬들은 그저 하염없이 영상으로만 보거나 콘서트를 하는 나라로 이동해야만 했다. 하지만 '온라인 콘서트'의 경우 시차는 다를지언정 전 세계인들이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아티스트의 모든 팬들이 동시에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팬과 해외 팬들이 느낄 수 있는 격차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팬덤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2022년 현재, 아티스트들이 다시금 월드투어를 돌 수 있는데, 월드투어 일정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온라인 콘서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콘서트를 예매한 계정들의 국가를 분석하게 되면 어떤 나라에서 얼마나 온라인 콘서트 티켓을 구매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콘서트 예매율이 높은 국가는 확실히 그 나라에 해당 아티스트의 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추후 해당 국가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 경우 와줄 수 있는 팬들이 얼마 정도 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팬들 중에는 모든 콘서트 날짜에 참석하는 소위 '올콘러'들이 다수 존재한다. '올콘러'들 중 다수는 일부러 다른 구역을 선택해 관람하기도 하는데, 스탠딩 A구역에서 보는 콘서트와 스탠딩 B구역에서 보는 콘서트, 그리고 좌석에서 보는 콘서트가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콘서트만은 못해도, '온라인'으로 보는 콘서트는 또 다른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편하게 음식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하기도 쉬우며, 무엇보다도 가장 앞에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오프라인 콘서트와 다르게 온라인 콘서트는 위의 사진처럼 특수 효과를 사용해 화려한 무대를 꾸밀 수도 있다. 그리고 온라인 콘서트 예매 시 티켓이나 책갈피, 배지 등의 굿즈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멤버를 마치 '직캠'처럼 볼 수 있는 기능, 여러 가지 구도를 동시에 신청할 수 있는 '멀티뷰' 등 다양한 기능들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온라인 콘서트에 대한 수요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 '메타버스'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온라인 콘서트는 거쳐가야 할 과정이다. 아니 사실, 메타버스 콘서트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포트나이트 콘서트'가 진행되었으며,
https://www.youtube.com/watch?v=iNa00INFkoE
국내에서도 '선미'가 '#OUTNOW Unlimited'라는 제목으로 가상현실 플랫폼과 현실을 잇는 콘셉트로 컴백쇼를 진행한 바 있다. 온라인 콘서트로 익힌 기술들을 메타버스 콘서트에도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래에 메타버스가 활성화된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콘서트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연예기획사들, 그리고 NC, 네이버 등은 온라인 콘서트를 신사업으로 보고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기업들이 온라인 콘서트를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네이버와 SM이 합작해서 만든 온라인 콘서트 회사 '비욘드라이브'는 JYP까지 투자에 합류해 점차 많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으며, 게임회사 NC소프트도 '유니버스'를 만들어 팬들과 아티스트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유니버스 온라인 콘서트' 등의 콘서트를 개최하며 전 세계 사용자들을 확보 중에 있다. 하이브 또한 위버스를 이용해 BTS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콘서트가 지속되기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도 몇 가지 느껴진다. 우선은 당분간은 '온라인 콘서트'보다 아티스트들이 오프라인 콘서트에 집중할 것이다. 2년 동안 콘서트를 아예 열지 못했기 때문이고, 이미 온라인 콘서트를 그동안 많이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온라인 콘서트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온라인 콘서트가 단독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으로 같이 송출하는 그런 온라인 콘서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2020년, 2021년에 진행된 온라인 콘서트들처럼 화려한 특수효과를 넣거나, 해외 다양한 팬들과 영상으로 소통하는 그런 온라인 콘서트가 진행되기는 힘들다. 또한 멀티뷰를 찍기 위한 카메라 공간을 마련하기 힘들어 멀티뷰가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온라인 콘서트의 장점들이 당분간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온라인 콘서트 티켓금액과, 실제 온라인 콘서트 티켓의 괴리감도 크다. 한국레이블협회의 2021년 2월 조사 결과에서는 좋아하는 가수의 온라인 콘서트에 대한 지불 의향이 있는 금액은 1만 원 이하 금액이나 1~2만 원 정도의 금액만 지불하고 싶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고, 월간 공연전산망의 2021년 7월 조사에서는 1000석 이상 규모의 평균 티켓 가격 10만 원인 공연의 온라인 콘서트의 적정 가격으로 25283원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하지만 현재 비욘드라이브가 2020년 처음 콘서트를 진행했을 때의 온라인 콘서트 가격은 3만 원 정도였고,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콘서트들의 가격은 약 4~5만 원으로 형성되어있다. BTS의 온라인 콘서트처럼 4K로 보기 위해서는 기본 티켓 가격 외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는 VOD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었는데, 현재는 특정 날짜에만 다시 볼 수 있고 그 이후로는 다시 보기를 할 수 없도록 되어있거나, 다시 보기를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물가가 인상되니 온라인 콘서트의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고 오히려 지금 보다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온라인 콘서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난 만큼, 가격이 인상된 만큼 기능 향상이 반드시 뒤따라와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