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궁싯거리는 밤에
08화
모지랑이
by
별하구름
May 1. 2022
모지랑이:
오래 써서 끝이 닳아 떨어진 물건
오래간만에 방 청소를 하다
모지랑이가 된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낡고 해져
이젠 더 이상 들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버릴 순 없는 그런 모지랑이
괜히 가방을 어깨에 매보며
거울 속 모습을 찬찬히 바라본다
여러 모지랑이가
내 곁을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연으로 만났는지
새삼 마음이 간지럽다
누군가는
모지랑이가 오래됐다는 이유로
버리라고 말하지만
그 오래됨이
버릴 수 없는 이유인 것을
모지랑이엔
나의 세월과 추억의 순간들이 담겨있다
모지랑이엔
수많은 감정들과 나의 정이 담겨있다
그 물건과 함께 견뎌온 날들이었기에
어쩌면 내 인생의 한 조각을
버리는 것은 아닐까
오늘도 모지랑이에게
방 한자리를 내어준다
그럼에도 모지랑이가
너무나도 안쓰럽고 힘들어 보여
놓아줘야 할 때가 오면
그땐
꼬옥 안아주며
나지막이 마음을 속삭인다
‘그동안 고마웠고 고생 많았어
많이 고단했지? 이젠 푹 쉬어도 돼
잊지 않고 기억할게,
함께 한 모든 순간
아름답고 소중한 내 모지랑이야.’
하곤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작별을 맞이해본다
keyword
그림
물건
마음
Brunch Book
궁싯거리는 밤에
06
꽃눈깨비
07
개치네쒜 (재채기를 한 뒤에 내는 소리)
08
모지랑이
09
푸른달 (2)
10
소록소록
궁싯거리는 밤에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41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별하구름
'순우리말을 담은 글을 그리다', 포실한 글과 그림이 여러분들에게 잠시나마 산듯한 휴식처럼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창작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팔로워
219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7화
개치네쒜 (재채기를 한 뒤에 내는 소리)
푸른달 (2)
다음 0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