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하구름 Jul 16. 2022

새금물



*생긋뱅긋: 눈과 입을 살며시 움직이며 소리 없이 가볍고 귀엽게 웃는 모양.








새금물: 조금 흐린 물




비가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이 땅으로 나무로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


땅 웅덩이 곳곳에

호수에

새금물이 마중 나왔다




비치는 자연의 정경이

새금물 덕에

조금은 흐릴지라도


그 흐림에

산수화 한 폭이 담긴 모습을 따라

내 마음도 일렁인다




잠수해 눈을 뜨면 보이는

흐릿한 물속 세상 마냥


새금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수중 세상에 들어와 있는

인어가 된 듯한 환상에

내 마음도 춤을 춘다




구름에서 내려온 빗방울과

땅과 함께 머물러 있던 물방울이 만나

반가웠는지


흙 알갱이와 모래알도 즐거워

방방 뛰다 보니

물이 조금은 흐려졌는지




흙과 모래알은

늘 땅바닥에서

그 자리를 지키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반가운 비가 오면


자유롭게 물속을 헤엄치기도

세상을 더 가까이 보기도

바라만 보던 새들을 흉내 내어

물을 하늘 삼아 날아보기도

하는 것을




이런 새금물을 보니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해맑은 방울들과 흙 모래알들이 떠올라

생긋뱅긋 미소가 지어진다




이전 01화 물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