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08 인천 퀴어퍼레이드
무지개는 우리보다 높이 떠 있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주변에 원이 그려졌다. 그들에게 둘러싸여 온갖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욕설, 동정, 회유. '퀴어'라는 단어의 다양성조차 알고 싶지 않으신지 무조건 동성애만 외치는 그들의 의도적 무지가 미웠다. 연대와 공감을 세뇌로 보는 그들이 슬펐다. 그래도 너무 정말 너무나 무서웠다. 선글라스 뒤로 보이는 혐오의 눈빛.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증오의 말. 그들은 무엇을 믿으며 살아왔기에 누군가를 저리 쉽게 짓밟을까. 그들이 말하는 신은 왜 사랑을 차별할까.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
"사랑하니까 반대한다."
그들의 구호만큼 모순적인 것이 또 있을까.
믿고 있고 알고 있다. 무지개는 가장 높은 곳에 뜬다는 걸.
원하시는 대로 이들은 꼭 (오늘의 죄를 용서받아) 천국에 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친구들의 손을 잡고 이곳을 천국으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