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생존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번을 생각을 하면 득이 되는 생각이 한 가지는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불안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삶은 불안하다. ‘천려일득’, 생각이 많아지는 불안한 자아를 진정시켜주는 말이다. 불안한 생각들이 천 번을 채우면 이윽고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990가지의 생각에도 답을 찾지 못한다면 불안은 극에 달한다. 온갖 방어기제를 내세우며 현실을 부정한다.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주변 환경을 탓하며 책임을 전가하거나 일탈은 일상이 된다. 그렇게 일탈 후에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쌓아왔던 990가지의 생각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우리는 불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일탈을 통한 해소는 불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멀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안의 근본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 불안을 느끼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럼 천 가지의 생각을 통해 한 가지 답을 찾았다고 치자. 그럼 불안이 끝이 나는 것일까? 아니다. 새롭게 탄생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또다시 천 번의 생각을 해야 한다. 삶은 그런 것이다
사람은 불안해야 한다. 불안해야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 사람만 불안해야 할까? 동물도, 식물도 불안해야 한다. 실제로 모두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사냥에 실패하면 굶게 된다. 무리에서 추방되는 것은 아닌지, 번식을 할 수 있는지 불안해한다. 그렇다면 사냥을 하지 않는 초식동물은 불안하지 않을까? 역시 아니다. 풀을 찾아 이동하고, 육식동물로부터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불안해한다. 맹수가 나타나도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간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식물이라고 불안하지 않을까. 비가 내리지 않는 것에 불안해하고, 기후와 습도에 불안하다. 즉, 불안은 생존과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사람은 불안을 두려워한다.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면 하고, 안정되기만을 원한다. 불안은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에 잠식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불안의 요소를 제거하고 불안에게 잠식당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해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유명 인사와 기업인의 자기 계발서는 삶의 지침서가 아니다. 불안을 좀 더 깊이 마주하기 위한 참고서일 뿐이다. 우리가 겪지 못하는 깊은 불안을 간접 경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불안 극복 방법만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 1%의 성공한 기업인의 일과를 따라 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설렘과 흥분에 잠도 못 자고 벌써 성공했다는 기분이 들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짧은 시간에 그들이 세운만큼의 성과를 올릴 수 없을 것이고 현실의 괴리감은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기업을 세우기 위해, 한 가지 분야에 정점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불안을 겪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한 가지를 답을 찾기 위해 천 번의 생각을 반복하는 것이다. 하나의 답을 찾으면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천 번의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오늘의 불안이 답을 주지 못했다면, 천 번을 채우기 위한 한 번의 생각을 했다고 하자. 짧은 시간에 답을 찾았다면, 또다시 천 번의 불안을 느끼자. 불안해서 도저히 버티지 못하겠다면, 잠시 일탈해도 좋다. 그러나 0이 되어 돌아오진 말자. 이어서 천 가지의 생각을 채우자. 삶은 불안한 것이다. 불안하면 생각하고, 답을 찾을 것이다. 불안하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