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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비벤시아의 나라 스페인 - 09

아들과 함께 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by JeongWon Kim

한 때의 영광, 스페인의 전성기는 그 언어로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남미의 대부분 나라가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뿐 아니라 '스페인'이라는 이름도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데, 위키피디아로 찾아보니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이라고 불리는 광장이 세계 곳곳에 있다. 유명한 것만 간추려 보아도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 포르투갈 리스본의 스페인 광장, 도미니카 산토 도밍고의 스페인 광장, 칠레의 스페인 광장, 미국 마이애미의 스페인 광장... 그 이름의 유래는 제 각각이겠으나 스페인 옛 영화의 흔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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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세비야 '스페인 광장' -01>

유럽에서의 광장은 단순히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넓은 곳이라는 의미를 넘어서는 상징적 도시 공간이다. 광장에서 정치가 이루어졌고, 광장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광장에서 생활에 필요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성숙된, 시민 사회의 모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구문화권에서는 광장이 지니는 의미가 각별하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의식 구조가 많이 다른데, 광장에 대한 의미 부여의 차이 또한 그 차이 중의 하나이다.


1.jpg <세비야 '스페인 광장' -02>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은 1929년에 세비야에서 열린 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하여 조성된 인공 광장이다. 따라서 문명사적인 의미는 없으나, 재능 있는 건축가에 의해 계획되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건축'적으로는 꽤 의미가 있을뿐더러, 그냥 보기에도 아름다운 공간이다. 광장을 둘러싼 건축물은 콘비벤시아 시대의 무데하르 양식에 르네상스 양식과 전통 스페니쉬 양식을 혼합하여 디자인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어느 부분이 어떤 양식인지 굳이 알려고 할 필요 없다. 그저 건축물과 공간이 주는 감동을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1.jpg <세비야 '스페인 광장' -03>

건물은 현재 세비야 주 정부의 청사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건물 정면 외벽을 따라 스페인의 대표적인 도시 52개를 상징하는 타일 장식물이 있다. 각 도시의 특징을 타일 그림으로 잘 나타내 주고 있다.


1.jpg <건물 정면을 장식하는 타일 그림 조형물, 스페인의 52개 도시를 상징한다>

대체로 사진은 실제의 경치보다 멋있게 나온다. 프레임 효과 때문이다. 전체보다는 어느 한 부분이 좋은 그림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 광장은 전체적으로 봐야 그 균형과 조화와 변화의 건축적 맛을 느낄 수 있다. 렌즈의 한계로 전체를 담지 못해서 스페인 광장에서는 좋은 사진을 얻지 못했다.


1.jpg

서울에는 있던 광장들이 없어져 가고 있다. 군사 문화를 상징하던 여의도 5.16 광장이 민주화 이후 그나마 시민 사회의 광장 역할을 하는 가 했는데, 거대한 조경 공간으로 바뀌었고, 광장 이리고 불리기에도 민망했지만, 가끔은 그 역할을 했던 광화문 광장, 시청 앞 광장도 조경 공간으로 바뀌었다. 그 변화의 옳고 그름은 따질 필요가 없으나, 왜 서울에서 광장이라는 기능이 오히려 없어져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느덧 저녁때에 가까운 오후가 되었다. 다음 목적지 '알헤시라스 (지브로울터 근처)'로 가려면 길을 재촉해야 한다. ◆


1.jpg <세비야에서 알헤시라스로 가는 길, 저녁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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