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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비벤시아의 나라 스페인 - 10

아들과 함께 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by JeongWon Kim

11월 15일 늦은 저녁, 지브로울터에서 가까운 항구 도시 알헤시라스에 도착하였다. 호텔이 요금에 비하여 깨끗하고 시설이 좋아 마음에 들었다.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일까, 문을 연 레스토랑을 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중국 식당에 들어갔다. 두 세 가지 메뉴를 선택했는데, 맛이 좋았다.

스페인에서의 5일째 밤이다. 어느덧 여행 중의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느낌이다.

1.jpg <알헤시라스 항>

2013년 11월 16일 모로코 - 테투안, 탕헤르


이른 아침, 호텔 인근에 있는 동네 여행사 대리점에서 모로코 하루 투어 티켓 두 장을 구입한 후 곧바로 항구의 여객 터미널로 향했다. 지브로울터 해협을 건너 아프리카 모로코로 가는 페리호에 탑승. 동양인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스페인에서 합숙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중고등학교쯤 되어 보이는 축구선수들이 많이 있었는데, 다들 얼굴 폭이 좁은 모습을 하고 있다. 유전자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배 안의 스낵 코너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였다.

1.jpg <해협에서 바라 본 지브로울터, 헤라클레스의 두 기둥 중 하나>

10여 km의 해협을 건너서 세우타에 도착, 세우타는 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 령이다. 스페인 땅에 있는 지브로울터는 영국령이고 모로코 땅에 있는 세우타는 스페인 령. 복잡한 역사적 사건들이 지리적으로 함축되어 있다. 세우타에 도착하여 여행사에서 준비한 버스에 탑승. 모로코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통과하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프리카는 워낙 거대한 대륙이라 사하라 이북과 이남이 판연히 다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점 하나 찍는다는 기분으로 모로코 탕헤르 투어를 이번 여행 일정에 넣은 것이다.


1.jpg <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세우타 항의 모습>

투어의 첫 도착지는 세우타에서 남쪽으로 40km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 테투안, 버스가 시의 경계에 다다르니, 언덕 위의 하얀 집들이 눈에 띈다. 건조한 지방이라서 그런지 지붕들이 다 평 지붕이다. 테투안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살던 아랍인들이 그라나다 멸망 후에 건너와서 생활의 터전으로 잡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안달루시아 풍의 저택이 많고 도시의 여기저기에는 볼거리도 조금 있다고 하는데, 투어 가이드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1.jpg <테투안의 변두리. 언덕 위의 하얀집들이다.>

테투안에서의 관광 코스는 시 중심부 언덕 위에 있는 옛 성 안에 조성된 재래시장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재래시장은 흥미롭다. 그 나라 그 지역 서민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랍 문화권이라서 파는 물건들이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기는 하나, 전체적인 모습은 크게 다를 바 없다. 아몬드가 많이 나는 산지라서 그런지 견과류를 파는 가게가 많이 보였다. 시장 골목은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대부분 관광객들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상인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으나 렌즈를 상대편 얼굴로 향하기가 민망하여 많이 찍지는 못했다. 좁은 골목길에 있는 집과 집들은 서로 이어주는 보들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 횡력을 보강하기 위한 그들만의 지혜일 것이다. 좁은 골목은 미로처럼 뻗어 있다. 가이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으면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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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집과 집들을 연결하여 받치는 구조물, 황력도 보강하고 그 상부도 어떤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

하루의 투어이지만, 어김없이 쇼핑 코스가 있다. 옛 아랍의 귀족 집을 양탄자 파는 가게로 사용하는 곳인데, 내부의 장식이 참 화려하였다. 겉모습은 검소한 것보다 차차리 누추하기까지 하고 내부는 화려하고... 아프리카 땅에 온 기념으로 실크로 짠 홑이불을 하나 구입하였다. 점심 식사를 한 곳도 옛 저택이다. 식사 후 옛 귀족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였을 법한 의자에 앉아서 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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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저택의 외부 모습, 겉 모습만 봐서는 내부의 화려함을 짐작할 수도 없다.>

점심 식사 후 다음 목적지인 탕헤르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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