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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윤 Aug 31. 2020

불안한 마음에 온전히 잠들지 못하는 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불안해서 눈이 일찍 떠졌다. 오늘 온전히 일어난 기상 시간은 새벽 4시. 새벽 1시 30분부터 눈이 떠졌는데 억지로 잠을 청했다. 오늘도 윗집은 일찍 일어나 어딜 그리 분주히 돌아다니는지 새벽 4시 50분쯤부터 발 망치를 두드린다. 둔탁한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도 이따금 났다.


새벽 시간에 내고 있는 발망치가 어른의 소리라면 전혀 인식하지 않는 듯하다. 쪽지까지 써드렸는데.. 그걸 읽긴 하셨을까 의문도 든다.


윗집 층간소음은 이사올 때부터 심각했는데 특히 작년 12월부터 올여름까지, 며칠 전까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그냥 리모델링도 아니고 벽을 종일 미친듯이 부수는 듯한 소리가 종일 났다. 다시 또 그렇게 돌아갈까 봐 두렵다.


쓰고 있는 와중에도 뒤꿈치로 바닥을 찍어서 꿍-꿍- 대며 걷는 소리와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평소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닐 텐데 어느 시간 대는 완벽하게 안 들리는 날도 있다. 밤 11시부터 12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쿵쾅대며 돌아다닐 때는 막 소리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충분히 조절 가능한 소음이라는 건데 이 정도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 조절이라는 말도 여기에 해당이 되나 싶지만.


어쨌든. 아버지께서 위층에 말씀드린 후 확연히 소음이 줄어들었다가 며칠 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윗집에 사는 아주머니를 엘리베이터에서 뵙고 난 뒤 다시 소음이 심해졌다. 자는 시간만큼은 조용해서 좋았는데..


애들 뛰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고, 너무 불안하고 심장이 뛴다는 내게 예민한 것 같다는 아주머니의 말이 요새 자주 떠오른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성장한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는다. 아이들은 성장했는데 전혀 그런 걸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집이 소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윗집은 본인들은 다른 집보다 유한데 우리 집이 유난이라 생각하는 듯싶다. 이사 온 초반부터 밤 9시 넘어서 뛰는 걸로 예민하게 구네 마네 전에 살던 집은 그런 적이 없었다고 이야기했으니까. 


그때도 애들이 뛰면 천장에 달린 등이 흔들렸다. 더 성장한 지금은 어떨지. 끝없이 아령이 쏟아지는 것 같은 악몽이 다시 재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소음이 얼마나 끔찍하고 아래층의 정신과 심신과 육체적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지 아셨으면 좋겠다.


할 말은 많은데 출근해야 돼서 여기까지 적어야겠다. 원래 안 쓰려고 했는데 너무 속상해서 주저리주저리..


오늘도 첫차를 타고 출근하고 막차를 타고 올 예정이다. 앞으로 평일에는 그럴 것 같다. 우리 집이 우리 가족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란다, 고 작성하는데 뭔가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지금 시각 새벽 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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