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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윤 Sep 06. 2020

주말에 경비실을 찾아갔다

정말 어쩔 수 없을까

오늘 무슨 날인가. 새벽부터 지옥같은 소음이 다시 또 시작됐다. 악몽이 되풀이되는 듯한 소음에 손이 덜덜 떨렸다. 어떻게 해야하지.. 여태 우리 집이 취했던 행동들이 스쳐지나갔다.


경비실은 연락하면 받지 않을테고, 받는다고 하더라도 안 뛰었다, 잔다, 아니다 라는 말도 응수할테고 그리고 화가 난 듯이 더 뛰겠지.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방송이 나온다고 한들 더 뛰겠지. 우리 집이 한 방송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방송만 나오면 더 뛰는 사람들이니까.


찾아 올라간다고 해도 문을 열어주기는 커녕 할 말만 하고 끊겠지. 그리고 더 뛰겠지. 어쩌면 그날은 조용할 수도 있으나 다음 날부터 더 크고 오랜 소음을 만들어서 괴롭히겠지.


쪽지를 붙인다고 한들 변함없겠지.


새벽부터 점심때까지 이어지는 소음에 미칠 것 같아서, 뭘 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서 관리사무소에 어떤 해결 방안이라도 듣고 싶어 찾아갔다. 주말이라 그런가 문은 잠겨있었다. 관리사무소에서 나오는데 분리수거장에 경비원분이 계시길래 관리사무소 분들은 평일에 언제 퇴근하시냐, 여쭤봤다. 그랬더니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고 물으셨다. 층간소음 때문이라고 말씀드렸다.


인터폰 연결을 해주신다길래 위에 적은 사항들을 말씀드렸다. 도저히 해결 방안이 없다고. 오히려 더 뛸 수도 있다고.


분리수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몇 호냐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해주신다고 하시길래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혹시 듣고 보복소음을 또 낼까봐. 


그러다가 뭘 보여주신다길래 경비실에 갔다.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번호였다. 저번에 관리사무소 갔을 때도 이야기들었고, 저도 후기를 봤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오기 전에 위층에 연락을 취한다고 하더라,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후기도 봤다고 말씀드렸다.


소음을 영상으로 남기라고도 하셨다. 당연히 그것도 해봤다고 알려드렸다. 영상으로 촬영해봤으나 울리는 진동은 폰이 못잡는다고, 그거 찍는 동안 소음을 견디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씀드렸다.


경비원분도 층간소음을 겪은 후 이사를 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괴로움을 이해하는데 관리사무소와 경비실에서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하셨다.


맞는 말이다. 뭘 어떻게 해주실 수는 없겠지..


밖에서는 말하지 못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쩌다 '호'를 말씀드렸다. 이럴거면 분리수거장에서 말씀드릴 걸 그랬나? 싶다. 다른 사람들도 알게. 물론 동을 모르니까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뭐 안다고 한들 달라지는 게 있으랴. 오히려 보복소음을 더 크게 낼지도.. 진짜 답답하다. 미치겠다.


위층에 인터폰 연결해주신다길래 그러면 큰일난다고, 여태 있던 사건들을 알려드리니 놀라워하셨다. 아파트 계단에 머물렀다는 이야기도 알려드리니 안타까워하시기도.. 얘기를 하다보니 해당 '호'가 인터폰을 안 받았던 일이 기억난다고 하셨다. 스케줄 근무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 이 경비원 분이 근무하셨었나보다.


여러 이야기를 하고 나왔다. 결론은 층간소음에 경비실과 관리사무소와 아래층은 어쩔 수 없단다. 참거나 이사가거나. 어쩔 수 없다.. 정말 어쩔 수 없을까? 위층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우리 아파트 다른 동에 사는 사람이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를 이용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집은 잘 해결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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