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부의 꽃, 임장
임장 갈 준비가 완료 되었다면 (='구', '동'에 대한 사전 조사)가 완료되었다면 이제 진짜로 임장을 나간다.
사실 궁금하기도 하면서 귀찮기도 한 과정이다. 지겹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다.
부동산 공부한다고 하면 열에 열은 "그럼 임장도 하는거야?"라고 물어볼 만큼 부동산 = 임장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임장에서 모든 걸 다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동네구경이나 가야지~ 하면서 가는게 더 낫다. 특히 나처럼 나가기 싫어하는 집순이는 (가벼운) 동네 산책처럼 생각해야 지치지 않을 수 있다.
첫 임장에서 모든 걸 다 볼 수 없다
임장을 갈 때는 손품 팔 때 그렸던 지도 (임장루트+단지 평단가)만 있으면 되고, 임장을 하면서 동네 분위기나 단지 분위기를 휴대폰으로 메모하면 된다고 하는데 사실 임장가면 지도보랴 동네 보랴 정신 없으니까 발길 가는 곳으로 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임장에 방법이 어딨어 그냥 그 동네를 온전히 느끼면 되는거지. 나중에 매물볼 때 되면 하도 여러번 가서 동네가 저절로 기억되니까 정말 동네 산책처럼 가도 된다. 부담 노노! (사실 이건 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이다.)
잘 생각해보면 부동산은 사람이 사는 곳이고, 동네는 그런 부동산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어떤지를 잘 관찰하면 그 동네를 50% 이상 파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강남 3구를 가면 사람들이 조용하고 여유롭다.(강남역은 강남 3구 주거지가 아니니까 논외) 카페에는 엄마와 어린 아이들이 앉아 공부를 하고, 어르신들도 단정하게 차려입고 나와서 커피를 즐긴다. 그렇다고 막 꾸미고 다닌다는게 아니라 그냥 여유롭다. 그리고 평지도 많다. 오래된 아파트라도 안정감있고,, (가격을 생각하면 그럴 수 밖에 없긴 하지만)
반면 하급지로 갈 수록 시장이 참 많고 시끄럽다. 빈번하게 보이는 외국인은 덤이다. 말이나 글로 보면 '설마 그래? 진짜 그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보면 바로 느낀다. 나도 바로 느꼈으니까.
이런 부분들을 느끼면서 전반적으로 동네를 파악해나갔다.내가 이 동네에 살면 어떨지 상상하면서 다니기도 했다. 이곳에 살았을 때 행복할지? 뭐가 좋을지 등등. 그러면 진짜 살고 싶은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나에게는 왠지 모르게 안맞는 곳이 있고 남들이 별로라고 해도 나한테 맞는 곳이 있다. 우리는 살(Live)할 집을 보는 것이니까 내 느낌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비싸고 좋은 아파트가 좋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내가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선택하는게 나중에 정신 건강에 좋다.
동네를 자연스럽게 보면서 아파트 단지 안도 둘러봐야한다. 결국 아파트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그 단지는 깨끗한지, 안전한지, 사람들은 어떤지 등을 보면서 느낀점을 계속 기록했다. 임장하다가 갑자기 서서 메모하면 좀 웃기긴한데 아무도 신경 안쓴다. 혼자 임장 갔을 땐 이어폰 끼고 전화하는 척 하면서 음성 메모를 남겨놨다..ㅎㅎ 아파트 둘러보다 갑자기 멈춰서서 메모하면 아무래도 좀 웃기니까?
기록은 아주 간단하고 자유롭게 하고 눈과 몸으로 직접 느끼는게 핵심이다!
내가 적었던 임장 후기 들인데, 이렇게 간단하게만 적어도 몸소 느낀게 있기 때문에 사진만 봐도 그 때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1. 잠실 임장 노트
일원동 임장 노트
이렇게 임장을 다녀오고 나니 마음에 드는 단지가 생겼다. 강남 3구 위주로 갔으니까 다 마음에 들겠지만, 내 예산에 들어오고 구축의 컨디션을 눈감아 줄 수 있을 정도의 단지를 손에 꼽을 수 있게 된다. 매일 출퇴근 시간에 네이버 부동산 보고, 근처 부동산 가서 매물보고 이 과정을 무한 반복 해야한다.고 배웠지만,, 퇴근을 10시에 했던 나는 부동산을 주말에 몰아서 가보고 평일엔 네이버 부동산만 냅다 갔다.
내가 집을 보던 23년 7~8월은 하락장이 끝나고 상승장이 시작되던 터라 네고가 어려웠다. 500도 깎기 어려운 상황이라, 부동산에 전화해서 대략 예산 말씀드리고 물건 리스트 뽑아달라고 해서 매물을 보고 그랬다. 저 질기게 네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임장이 제일 어려운 과정이기도하고 지치기도 하는데, 이걸 이겨내야 집을 살 수 있으니까 해야한다 무조건,, 했다 무조건. 근데 여기서 개인 성향을 많이 나뉘더라. 끝까지 끝까지 급매를 찾아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매매하는 사람과 적당한 예산 선에 들어오면 구매하는 사람으로!
나는 후자.. 시간도 에너지도 금이라서 적당히 들어오면 그냥 사버렸다. 하지만 절대 후회는 없다. 내가 가진 예산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는 정해져있었고 거기서 네고를 해야하는건데 적당히 네고 하고 들어왔다. 엄청난 네고를 하기에는 내 에너지가 부족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보니까 급매에 급매+ 부동산 사장님과의 엄청난 라포 형성을 통해 저렴하게 사는 경우도 있더라 (물론 이건 시장에 따라 다르지만)
암튼 이렇게 동네, 단지, 개별 물건을 보고나면 임장이 끝이 나는데 진짜 진짜 진짜 중요한건 무조건 다른 곳도 임장을 가봐야 한다!!!!! 동네 하나, 구 하나, 단지 하나만 보면 이게 좋은 건지 아닌지 비교가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임장이 참 지겹고 길다고 생각됐다. 나는 옷을 살 때도 가전을 살 때도 그렇게 비교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이건 인생 최대의 플렉스니까 비교는 해야했다. 내 기준에서 많은 비교를 했다.
상급지(강남 3구+강동)는 무조건 다 돌아보고, 중급지 일부, 하급지 1~2곳을 돌아본 뒤에 결정했다. 일단 가보면 몸소 느끼는 부분들이 참 많을 거라 임장을 가기만 해도 반은 성공한 거다!! 임장이라고 해서 거창한게 아니라, 여유롭게 느긋하게, 친구 동네 구경 가듯이 둘러보고 오면 된다. 혼자 시간 남을 때 잠깐 나갔다 올까? 하고 가고싶은 동네 한번 슥 둘러보고 오기! 이정도 스탠스가 딱 좋은 것 같다. 누가보면 이렇게 대충해도 되냐고 하겠지만 완벽하게 준비하느라 늦어지는 것보다 일단 나가보는게 더 중요한 것 같다. 막상 나가보면 궁금한게 생긴다.
지금이라도 궁금한 동네가 있다면 아무 생각없이 일단 가보는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