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미 Mar 24. 2024

33살, 내 집을 샀다. 그것도 서울에

프롤로그

집을 샀다 드디어​



이것은 내가 33살에 서울 자가 마련을 한 ‘사실’에 관한 이야기. 진짜 사실이라서 너무 감개무량하다.



“나 집 샀어!!!”

ㄴ“결혼해?”​

“아니. 나 혼자 살 집이야. “

ㄴ “축하해!! 너무 잘했다”

ㄴ“어떻게 혼자 집을 샀어? “

ㄴ “결혼도 안 하는데 집을 샀어?”

ㄴ “대출 어떻게 갚으려고?”




20살부터 혼자 살게 된 나는 1년에 한 번 혹은 2~3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녔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 동네에 살아 보고 싶어서, 학교나 회사가 가까워서, 친구들이 많이 살아서, 동생이랑 같이 살기 위해서 등등​ 강북, 강남, 분당, 인천 등 서울 경기를 참 많이 돌아다녔다. 그렇게 이사를 다닐 때마다 2년 뒤면 또 이사를 가야 한다는 생각과 정작 내 집이 없다는 생각이 언제나 함께했다.​


집에 대한 갈망. 집으로 대변되는 안락함과 안정감이 필요했던 나는 집을 사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막연하게 36살 전에는 집을 살 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결혼 보단 집이 먼저야. 36살에 집을 사면 결혼을 안 할 수도 있어'라고 얘기하며 나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땐 돈도 없었는데 왠지 집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지금 돈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돈이 조금씩 모였다.


마침 코로나로 모든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 나도 대세를 따라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주식이나 코인처럼 단기적인 것들은 귀찮음이 많은 성격인 내가 하기엔 버거웠고 장기적으로 가져가면서 상승할 확률이 높고 필수재인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 마침 2022년 아파트 급상승장이 닥치자 이대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책이나 강의부터 알아본다. 처음엔 아파트 투자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전국을 임장하고 300페이지씩 임장보고서를 작성했다. 근데 뭔가 와닿지 않는 느낌이랄까?​ 내 집도 없으면서 무슨 투자인가 싶어 내 집 마련을 위한 강의를 시작했다.


불안으로 먹고사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절대불변의 원칙처럼 아파트 상승장을 두 눈으로 본 사람들의 불안감을 원동력으로 하는 강의는 호황 중에 호황이었다. 물론 그중 한 명이 나였지만​. 강의를 듣는 기간 동안 '너무나 당연하지만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못했던 것들을 계속 마주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


마침내 임장을 다니고 돈을 융통해서 집을 샀다. 그것도 서울에. 심지어 혼자!! 물론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더라면 망설였을 것이다. 늘 그랬듯 엄마는 나를 믿어주고 도와줬다. 이 글을 빌려 한번 더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암튼 진짜 집을 샀다.

회사까지는 도어 투 도어로 40분, 대단지의 브랜드 아파트, 집에서 보이는 울창한 나무들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나에게 잘 맞는 집이다. ​ 계약서를 쓴 뒤 엄마랑 밥을 먹으면서 "엄마 고마워"라며 눈물을 쏟았다. 어떤 의미의 눈물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기쁨, 고마움, 안도,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었겠지?​ 진짜 집을 샀다 내 명의로 된 집을.​ 가족들이게 친구들에게 회사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았고, 내 스스로에게도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36살 전에 집을 살 거라고 말하고 다녔던 과거의 나. 너무 잘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심지어 36살에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3년이나 앞 당겨서 이뤘으니까.

너무 대견하고 대단하다.​ 새로운 집에서 좋은 에너지로 행복하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 뿐이고, 입주날이 너무 기대된다.​


새로운 발걸음은 언제나 설렌다. 기대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