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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우기 Dec 10. 2019

그릇

하루 한 시 #. 41


오늘 오래전 가르친

어린 제자를 만났다


사람이 두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단지 그릇만은 아니다


말을 전하고

미천한 지식을 전하고

막힌 생각을 전하고

가끔은 게으름으로 방관한

부족한 스승에게

제자는 자신의 그릇을 보여준다


배우지 못한 스승에게 배운 제자는

두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려준다


삶이란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자기가 빚어낸 그릇에

그저 작은 꽃을 피워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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