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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우기 Jan 28. 2020

앙상한 가지들이 얄밉다

하루 한 시 #. 77


낡은 시멘트벽에 빼꼼 고개 내민

앙상한 가지들은

무엇을 보려고

저리도 처량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을까?


나는 저 앙상한 가지들이

너무너무 얄밉다


한 번도 해 본적 없이

그저 담벼락에 제 몸하나 만 걸쳐 놓고선

이랬어야 했다

저랬어야 했다

날이 춥다

날이 덥다 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해가 지면 추워서 불만이고

해가 뜨면 더워서 불만이다

꽃 한 송이 못 피우는 마른 가지에서

무슨 배움이 있을까


이 담벼락에 붙어사는 초라한 가지들아

나는 너희가 너무너무 싫다

꺾기조차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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