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그립다, 깡통차기
전상욱
50년 전 하교 길, 구부러진 신작로 따라 기름 창고, 당산나무 지나 종환, 동진, 양준, 연균, 상욱 어릴 적 친구들과 새떼처럼 종알거리며 집으로 향한다. 키 큰 종환이 시장통 어귀 걷다가 널브러진 깡통 힘껏 차니 멀리 날아간다. 다음은 동진이가 나섰다. 지구 끝까지 날린다며 큰소리 치는데 돌멩이에 부딪혀 바로 앞에 떨어지고 만다. 다음은 양준이가 젓 먹던 힘까지 쓰며 날리는데 중간쯤 굴렀다. 연균이와 상욱이는 책가방 당번이라며 한발 뒤로 물러선다. 우리는 반복해서 차례대로 사이좋게 차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동네에 도착했다.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듯 깡통을 꼭꼭 숨겨놓고 헤어졌다
다음 날 아침 누구랄 것 없이 모두 모였다. 종환이가 첫 타자, 아주 멀리 날아서 반짝이는 동전을 맞췄다.
너 나 할 것 없이 붕어빵! 외치며 박수와 함성 내지른다. 자연과 어울리던 그 시절 깡통차기놀이. 친구들은 아직도 그 시절을 기억할까? 그리운 깡통차기
70년대 흔히 불리던 일본어 '간스메'는 어디가고 과일, 음료, 맥주, 생선 종류도 다양한 통조림들이 세상에 등장해서 사시사철 제 몸 부서지는 날까지 부패와
싸우고 있는 거지.
빈 깡통 함부로 차지 마라! 어디로 튈지 모른다.
22. 1. 18.
<해설>
50년 전에는 깡통차기 놀이가 있었는데
종환이란 친구는 키도 크고 공도
잘 찼으며
우리 동네 꼬마대장이었다.
현대에는 캔이라 부르며
깡통의 역사도 많이 바뀌었고
캔을 까는 순간 깡통으로 변하며 부패와의 싸움도 끝이 나며
본연의 임무를 마치게 된다.
함부로 차지 마라!
어디로 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