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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상절리 Aug 19. 2024

재방문했던 볼로냐 젤라또 맛집 5선

볼로냐는 내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애정하는 도시다. 낭만적인 관광지로 익히 알려진 피렌체도 좋았지만, 나한테는 오히려 현지인이 많은 생활감 넘치는 도시가 매력 넘쳤다. 볼로냐 다음으로 토리노, 밀라노를 좋아하는 이유도 매한가지. 


관광객이 많지 않은 도시엔 창의적인 젤라또 가게가 많았다. 메뉴판을 볼 때마다 두근거렸고, 이번 기회에 먹지 못한 맛을 꼭 다시 먹으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이 다짐은 재방문으로 실현됐다. 


볼로냐에 오래 묵으면서 여러 번 들락날락했던 애정하는 5곳을 뽑아봤다. 


Delizie Bolognesi 

안에 들어가면 젤라또 대회 우승컵의 위엄에 압도 당한다. 꾸덕하기보단 가볍고 부드러우며, 끝맛이 깔끔해서 좋았다. 신선한 재료를 쓰는게 느껴졌다. 여러 재료를 섞어서 색다른 맛을 많이 만들어낸다. 최소 3개 이상은 섞는듯. 


식감은 온전히 내 스타일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우유 베이스에 여러 재료를 넣고 재밌는 식감을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좋아하는 젤라또 가게다.  


Nettuno라고 바닐라와 레몬향, 피스타치오향이 나는 맛이 부담없이 즐기기 좋았다. Antica Bologna라는 호두, 헤이즐넛, 카라멜이 들어간 거의 견과류 총집합이라 볼 수 있는 맛도 일품이었다. 바삭하게 씹히는 재미도 있고.



Galliera 49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시다. 장난꾸러기 재질이신듯. 가게 직원들의 밝은 분위기에 나도 덩달아 좋은 기운을 얻어간다. 라즈베리 소르베, 라벤더와 꿀 젤라또, 초코 그라니따를 먹었다. 



이중 단연 압도적이었던건 초코 그라니따! 시나몬과 레몬이 들어가 그윽한 향이 난다. 보통의 초코 젤라또와 달리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다. 오독오독 살짝 씹히는 초코 알갱이와 생크림을 같이 퍼먹으면 입안에서 행복이 휘몰아친다. 초코 그라니따의 참맛을 알려준 기특한 가게다. 



Cremeria cavour

명품 브랜드가 밀집해있는 갤러리아 옆 건물에 위치해있다. 매장에 좌석은 없지만, 근처에 공원이 있어 벤치에 앉아 먹으면 된다. 맛 종류가 엄청 많다. Cremeria라 우유 베이스의 젤라또가 많은 편. 



사실 나한텐 젤라또보단 소르베가 더 인상깊었다. 오렌지가 블러드오렌지를 써서 그런지 과즙이 줄줄 배어나는게 참 맛있었다. 젤라또와 그라니따를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있다. 특히 스트라챠텔라에 레몬 그라니따 조합은 아주 굿초이스. 



La Sorbetteria Castiglione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젤라또 가게로 유명해서 냉큼 달려간 곳. 나의 개인적인 취향으론 입이 떡벌어지게 맛있는 느낌은 아니었다..ㅜ (기대가 너무 컸을지도) 


젤라또는 맛있긴 했지만 솔직히 많이 달고 빨리 녹아서, 맛을 제대로 즐기긴 어려웠다. 두 번째 방문했을때 빠릿빠릿하게 먹음. 이 가게의 젤라또를 먹으면, 이탈리아 정통 젤라또의 맛을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진한 재료의 풍미가 느껴지는 점은 좋았다. 피스타치오도 맛있다.  


Gelateria Gianni 

종류가 엄청 다양하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녹기전에' 느낌이다. 사연을 담은 독특한 맛이 많다. 볼로냐 라이드, 노 스트레스 등.. 대표적인 맛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벽에다 전시해뒀다. 내부 좌석도 많고 시원해 쉬어가기 딱 좋다. 다만 내가 갔을 때 직원분들이 불친절해서 그 부분은 아쉬웠다. 독특한 맛의 조합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한 번쯤은 다녀오길 추천. 


개인적으로 피스타치오 크림과 스트라챠텔라가 섞인 '노 스트레스'맛이 가장 맛있었다. 달디달고 맛있는 재료를 몽땅 합쳐놓은 맛이라 맛없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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