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줌마 Aug 15. 2021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냥 그런 잔소리에서 시작되었다

립클로즈를 찾아다니는 막둥이를 보다 시작된 일이였다


왜 그런게 아무데나 있는거지

그런건 작은 가방에 보관되어 있어야 하는게 아니냐면서 잔소리를 늘어 놓다 옆에 보이는 둘째와 첫째에게로 넘어갔다


얼마전 주머니 속에 아무렇게나 체크카드를 보관하는 둘째가 생각났고 너도 지갑과 작은 가방은 왜 안쓰냐고 그런거 보관 하라고 있는거라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지갑에 신분증이며 카드보관을 하지 않는 건 첫째도 마찬가지라 그 녀석에게도 눈길이 가고 잔소리는 계속 되었다

그러다 정리가 되지 않는 방들로 문제점들이 넘어가고 계속 잔소리는 이어졌다


그래도 잔소리 하면 움직이는 둘째가 자기는 억울 하다면서 이야기 했고 인정은 하면서도 지기싫은 마음인지 잔소리 해야만 움직이잖아 라고 쏘아 붙여 버렸다

계속되는 억울함에 안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자기한테만 그러라냐는 말에 점점 잔소리는 길어졌다


내가 치울수 있으면 벌써 정리했다

뭐가 필요한건지 없는건지 알아야 치우지

생각 같으면 다 갖다 버렸다

칠있음 개학인데 쉴때 좀 정리하지

이게 뭐냐


그러자 그럼 다 갖다 버려

정리할수 있게 공간을 줘

이층까지 들고 오르락 내리락 못해

엄마가 해주든지


첫째의 말에 이성의 끈을 놓아 버렸다


순간 섭섭함과 고등학생이라 건드리지않고 모아 두었던 모는것들이 터져버렸다

모든 말에 짜증섞인 말투로 이야기 하던거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작은소리로 대답해 놓고는 대답했다며 짜증 내던 일

자기 기분 좋을때만 사랑한다 헤헤 거리던 일

자기 기분에 안맞으면 말도 하지 않고 한숨만 쉬어 대며 짜증내던 일

며칠전 학교앞으로 데리러 갔을때 학교앞이 너무 복잡해 주차장에 주차하고 그리로 오라고 했더니 미리 이야기 하지 하며 짜증냈던 일까지

학교 앞에 가서 상황을 보고 이야기 하는데 어떻게 미리 이야기 하냐고

다른 아이들 같았으면 어 알았어 하고 왔을꺼라고

넌 왜 모든게 니 위주냐고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이냐고

엄마는 생각도 안하냐고

내가 널 어디까지 봐줘야 하냐고

정신없이 퍼 붓고 있는데 한마디가 가슴에 와서 꽂힌다


이게 다 엄마아빠 때문이야

내가 이러는거 다 엄마 아빠 때문이라고

내가 5학년때부터 죽고싶다는 생각을 왜 했는데


잠시 적정이 흘렀다

그래

그럼 같이 죽자

어떻게 모든게 부모탓이냐


그 후 서로 아무말이 없었다

아니 할수가 없었다


죽고싶었다는 딸이 너무나도 야속했고 이제껏 모든게 헛 수고 였다는 실망감이 밀려왔다

동생들까지 희생시키며 모든 스케줄을  큰 애 위주로 맞췄었다

작은 네석들이 오히려 희생당하면서 말이다

애들 아빠 말이 생각났다

다른애들도 네 자식이야

왜 채린이만 감싸고 도냐고

그말이 이렇게 심장을 찌르게 될줄이야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로 만들어 버린건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것이 처음인 첫째와 나는 같이 개척해나가 기분이였다

중등입학과 막내 초등입학이 겹쳤을때도 난 망설이지 않고 중등입학식을 택했다

첫째가 고등학생이 된후도 첫째의 스케줄이 항상 먼저였다

세아이를 희생하면서까지 들은 말이 엄마 아빠 때문이라니...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그리운 밤이기도 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제 내뱉은 말중에도 후회가 밀려왔다

엄마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말도 뱉어 버린 내가 너무 밉고 주워 담을수도 없는 말들로 인해 더 괴로운 밤이였다


어디서 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감이 오지 않는다

큰 아이에게도 나머지 세 아이에게도 난 잘못을 하고 있었던거 같다

며칠은 더 시간이 필요할꺼 같다

생각의 정리도 아이들과의 관계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럴때 엄마가 계셨다면 ...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 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빈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