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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Sep 20. 2020

굴러온 돌의 착각

조직 사회화 과정에서 초기경력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조직이 개인을 판단하고 선택(조직의 일원으로서 인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신뢰성’과 ‘유능성’이다.


첫째, 조직은 신뢰성 검증을 통해 해당 조직원이 우리 조직의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고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지, 혹시 우리 조직에 위해를 가할 염려는 없는지를 살펴본다.

둘째, 조직은 유능성 검증을 통해 해당 조직원이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만한 역량과 경험 그리고 태도를 보유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사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요소다.

다만 조직과 개인이 고려하는 우선순위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조직 입장에서는 신뢰성이 먼저다. 원시 시대를 돌아보면 상황이 쉽게 이해가 된다. 만일 우리가 원시시대로 돌아가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났다면,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아마도 상대가 나의 적인지 아닌지부터 살펴보려 할 것이다. 이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가 적이 아님을 깨닫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함께 일을 도모하여할 것이다. 현재의 조직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유능함의 문제는 선발(채용) 단계에서(가능성의 측면) 이미 한 차례 검증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초기 경력자들은 대체적으로 입사 초기에 자신이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보다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는 것 같다. (물론 이는 초기경력자뿐만 아니라 경력 입사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입사 초반에 과도하게 성과에 대해 집착하거나 기존 조직에 대한 문제를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도 이를 통해 자신의 유능함을 드러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능함에 대한 집착은 자칫 조직에서의 사회적 자본을 획득하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조직에 소프트랜딩 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국 조직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도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조직 사회화는 인적 자본(Human Capital)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 인적자본은 사회적 자본 획득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교환 관계를 통해), 반대로 사회적 자본은 인적자본을 강화하는데(학습과 변화 측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사회적 자본을 획득하는 데는 꽤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신뢰의 문제는 텍스트가 아닌 맥락을 이해하는 영역에 있다. 그리고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적자본을 제대로 활용하고 개발하기 어렵다.


 결국 자신의 유능함을 드러내고 또 개발하고 싶다면 반대로 신뢰의 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초기 경력자들이 흔히 실수하는 당장의 유능함을 드러내려는 노력이 자칫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적자본을 강화하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초기 경력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조직 혹은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믿을 만한 사람’, ‘함께 가고 싶은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관계를 설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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