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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Oct 19. 2017

직업적 윤리 의식에 대해서...

사람들을 만나서 자산관리나 재무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 "제가 저의 자산을 어떻게 저축하고 투자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제안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결국은 송정목이라는 제 자신을 위한 자산관리 방법"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포트폴리오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 자신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금융상품 선택 그리고 시간에 따른 재무적 계획들이 결국은 제일 객관적이고 가장 이기적으로 금융상품들을 최대한 잘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제일 윤리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 금융상품에 가입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제안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매우 한정적이다 보니, 객관적이고 매우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스스로 다양한 금융상품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보다는 매우 짧고 요약된 정보만을 듣고 특정 상품을 제안받아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제안을 한 사람의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상품을 추천해 줬을 수도 있으며, 본인의 이익을 최우선시해서 그런 제안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직접적 윤리 의식이 전혀 없이 자기만을 위한 제안이었다고 생각이 될 만한 경우들도 너무 많이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추가납입도 안 되는 종신보험을 금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저축"으로 판매를 하고, 50대인 분들이 연금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연금보험상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제 기준으로는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저축을 하면서 필요하면 꺼내 쓰고 싶어 하는 40~50대인 사람에게 "추가납입과 중도인출"이라는 기능이 "있다"라는 이유만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입니다. 분명히 이 글을 읽고 50대인 사람에게 60대에 필요한 노후 자금으로 보험상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설계사나 자산관리사가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변액연금상품이라면 10~15년 후에 충분히 노후 자금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연금보험상품에는 "종신연금"이라는 연금 지급방식이 있기 때문에 역시 10년~15년 뒤에 쓸 노후 자금이라도 당연히 보험상품, 특히 변액연금이 최고라고 말하고 믿는 설계사나 자산관리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생각의 차이니 제가 옳고 그분들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펀드도 추천드리고, 보험 계약과 동시에 추가납입을 동시에 제안드리는 저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게 됩니다.



만약 추가납입이라는 것을 몰라서 월 90만 원씩 노후준비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30만 원짜리 계약에 60만 원을 추가 납입시키지 않고 그냥 90만 원짜리 연금보험을 제안한다고 해서 그분의 무지함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는 연금보험과 연금펀드라는 큰 2가지 부류의 연금상품이 있음에도, 연금보험만 알고 있어서 "기-승-전-보험"으로 제안하는 분이 계신다면 그분의 무지함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종신보험을 정리할 때에도 해지를 하기 전에 감액완납, 연장 정기, 특약 해지 등 다양한 기능이 있음에도 "계약과 해지"만 알고 계신 분이라면 그 또한 탓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 스스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고객이 돈을 좀 많이 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새로운 저축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자신에게 유리한 제안을 하고, 그 이후에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이유를 붙이는 것에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전 대구에 있었던  한국 MDRT DAY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MDRT는 은행, 증권 그리고 보험 중에서 보험 쪽에서는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는 분들의 모임입니다. 저는 MDRT를 7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MDRT DAY에는 3년간 참석도 안 하다가 올해 큰 마음을 먹고 참석을 했습니다.

물론 MDRT 회원이지만 3년간 참석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4년 만에 참석한 제 나름의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제 기준으로" 올바른 자산관리 상담과 현명한 포트폴리오 제안을 위한 답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몇 년간 참석을 안 했던 것도 있지만, 올해에는 좀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참석을 하기도 한 것입니다.

모든 일정은 완벽했고, 여러 유명 인사들의 초청 강연들도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틀간 진행된 행사 동안 그리고 행사가 끝난 지금도 제 머리 속에 남는 제일 남는 것은 행사 시작과 함께 선서를 했던 "MDRT 윤리강령"입니다.

그중에서도 "고객 이익 우선-자신의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이익에 앞서 항상 고객의 이익을 우선한다."라는 부분입니다.



세상의 유형무형의 모든 거래에는 이익 추구가 기본입니다. 

사람들이 매달 월급을 받기 위해서 일을 하고, 그렇게 받은 월급으로 물건을 사고, 그렇게 산 물건은 누군가의 이익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구조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일은 많이 하지도 않으면서 월급만 축내는 직원이 해고를 당하고, 능력이 없는 상사가 능력 있는 직원보다 월급을 더 받아가면서 밑에 직원들에게 험담의 대상이 되고, 상식 이상의 이익 추구는 제재를 받고 때로는 사기라는 죄명이 붙여지는 것 또한 정당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에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신 분들 중 몇 분이 이미 가입하신 보험들을 보면서 너무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실 가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품을 제안한 설계사들의 답변이 사실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이 설계사가 정말 몰라서 하는 이야기인지, 알면서도 자신을 위해서 자꾸 고객을 속이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이지에 대해서 정말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식당을 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면서 매우 좋은 식자재를 썼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깨끗해야 합니다.


반면 매우 비싼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라면 도덕적인 기준에 맞는 식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직업적 윤리 의식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직업적 윤리 의식이 없는 경우를 최근에는 너무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제가 몸담고 있는 금융분야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사람은 당연히 사업을 잘 하는 사람입니다. 일을 적게 하면서도 일을 잘 하고 연봉과 직책이 높은 사람은 능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직업적 윤리 의식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글이 제가 최고이고, 제가 제일 윤리적이고, 제가 매우 도덕적인 사람이라는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쓰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가끔 제 일도 아니지만 울화를 치밀게 만드는 상품 가입 사유를 말씀해 주시는 고객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이 이번 MDRT DAY 때 선언한 윤리강령 선서로 인해서 폭발한 듯합니다.^^

저의 지식이 부족해서 욕을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윤리적인 부분 때문에 욕을 먹는 일은 없도록 매 순간 조심하는 의미에서 적어보았습니다.


당신이 알고 계신 설계사가 정말 MDRT가 맞나요? 검색해 보세요.^^

https://www.mdrtkorea.org/sub02/page04.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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