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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May 10. 2021

여러분!!! 욕조에 물을 잘 채우고 계신가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욕조에 물을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서 욕조에 물이 넘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욕조에 부울 수 있는 물이 굉장히 많다면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더 빨리 부어 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욕조에 부울 물의 양이 많지 않다면, 배수구를 좁히거나 막아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을 최대한 줄이면 됩니다. 



정규 교육을 잘 받지 못한 나이든 분들이라도 이 정도는 살아오면서 충분히 몸으로 체득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인생을 돈으로 채우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 또한 특별한 경제 관련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정답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욕조에 물을 담기 위해서 우리도 충분한 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물은 욕조에 받는 물과는 달리 수도꼭지를 틀기만 한다고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100세 인생에 우리가 욕조에 물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20대부터 60대 중반까지인 약 45년이 전부 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미 물이 어느 정도 채워진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구명이 마구 뚫긴 욕조를 채워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엄청난게 큰 욕조를 갖고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매우 작은 욕조를 갖기도 합니다.



수완이 좋은 사람은 욕조에 조금 채운 물을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더 많은 물로 받아 더 빨리 욕조를 채우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이외에 다른 곳에서 물을 몇 바가지씩 자져와서 남들보다 더 빨리 채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자 어떤 욕조를 가지고 있건 인생을 살아가면서 욕조에 물을 얼마나 채우고, 얼마나 쓰고 죽느냐는 결국은 다 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욕조에 물을 채우면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수도꼭지에서 더 많은 물이 나오도록 노력을 하고, 배수구멍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물들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한편으로는 물을 받는 와중에도 우리는 밥을 해 먹기 위해서 물을 꺼내서 쓰기도 하고, 목이 말라 퍼다 마시기도 합니다. 나중에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게 되면, 그 동안 받아 놓은 물로 남은 여생 동안 목욕도 하고, 밥도 해 먹고 똑같이 마셔가면서 죽는 그 순간까지 물을 아껴씁니다. 그러다가 운이 좋아 욕조에 물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후손들에게 물이 담긴 욕조를 넘겨주게 되고, 그의 후손들은 운이 좋게도 물이 조금이라도 담겨져 있는 욕조를 채워가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욕조에 물을 채우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현실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갖을 수 없는 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참아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충분히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들이라면 그렇게 고민하고, 할부를 이용해서 쪼개가면서 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너무 갖고 싶은 것이 시간이 지날 수록 금전적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결국 시간이 지날 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참지 못해서 샀던 나 자신 조차도 버리게 되는 것들이라는 것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욕조에 물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는 것을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올 것만 같던 시간도 어느 순간 어떻게 끊겨버릴지 모릅니다.



내가 아무리 수도꼭지를 잘 관리해도 수 만 키로 밖의 수도관이 망가지면서 우리집 수도꼭지에서 나오던 물이 완전히 멈출 수도 있습니다. 배수구를 잘 막아가면서 관리를 해도 어느 순간 갑자기 욕조에 금이 가면서 물이 여기저기 샐 수도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올 때가 행복한 순간이긴 하지만 이 순간 목이 마르다고 물을 마구 마시고, 시도때도 없이 탕에 들어가서 물을 낭비한다면 인생의 말미에는 목마름 등으로 고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관리하고, 배수구를 통해 새는 물들을 잘 관리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욕조의 크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생을 모르던 시절에 너무 큰 욕조를 준비해서 그 욕조에 물을 가득 담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욕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고 자존감도 많이 잃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도꼭지에 나오는 물에 맞춰서 욕조를 줄여볼려고 삶의 가치관을 바꾸고 있습니다. 욕조가 줄면 수도꼭지에서 같은 양의 물이 나오더라도 금방 채울 수 있습니다. 금방 물이 채워지면 그 때가서 욕조를 좀 더 키워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일단 욕조를 채우는 것이 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고 오히려 더 많은 자신감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에게 맞는 욕조의 크기를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작게 시작해서 키워가는 맛이라도 느낄 수 있는 인생이라면 그걸로 저에게는 충분합니다.



여러분의 욕조는 얼마나 크고 럭셔리 한가요? 분수에 맞지 않는 너무 사치스러운 욕조를 갖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욕조를 바꾸기 보다는 수도꼭지를 먼저 고쳐서 더 많은 물이 나오도록 노력을 하고 계신 분들도 분명히 계시겠죠? 혹시 물이 콸콸 나온다고 배수구를 통해서 마구 흘러나가는 물은 신경을 안 쓰고 계신 것은 아니겠죠?



욕조에 물이 차고, 수도꼭지에서 더 이상 물이 안 나오는 바로 그 날...물은 멈췄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담가놓은 따뜻한 욕조 속에서 몸을 담그면서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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