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정목 Sep 01. 2021

당신은 정말 여유가 있어서 그렇게 소비를 하고 있나요?


저는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서 살아가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물론 자산관리에 있어서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지만 제가 말하는 계획이 뭐 대단히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밀하게 5년 뒤에 무엇을 위해서 얼마를 정확히 모으고, 10년 뒤 집을 사고, 15년 뒤에는 유럽 여행을 가고, 20년 뒤에는 은퇴를 한다는 등의 계획을 절대로 세우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지는 않지만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계획도 치밀하지 않고, 걱정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세월이 흘러서 제가 원하는 삶이 어떠했으면 좋겠다는 밑그림은 있습니다. 물론 그 밑그림 위에 그대로 색을 칠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인생을 그냥 백지로 두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출을 정말로 계획없이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절대로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본인에게 어떤 일이 닥치는지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그냥 쓰는 것입니다. 수입을 떠나서 그냥 월급이 들어어고, 그냥 생각없이 사고 써도 지금까지 특별히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씁니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잔잔하게 사고 싶은 것들 사도 통장에 돈이 없거나 이번 달 카드 값을 못 내서 문제가 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신혼 부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신혼 부부 중 아주 일부의 분들이 이렇게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혼자 벌고 살다가 결혼을 하니 수입이 늘어난 것입니다. 네돈도 내 돈이고 내 돈도 내 돈인 것입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던 분들은 결혼을 하면 너무 좋습니다. 독립해서 마음껏 쓰면서 누군의 간섭없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 정말로 저축을 못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 신혼 때 저축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저축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신혼 때 하는 저축이야 말로 진짜 꿀저축이며, 나중에 엄청난 자산으로 돌아옵니다. 물론 결혼을 해도 아이를 안 낳을 것이라면 조금 더 쓰면서 살아도 됩니다. 하지만 자녀 계획이 없더라도 신혼 때의 저축 기간을 놓치면, 나중에 한명이 퇴직을 하거나 다른 일들이 생겼을 때 대응을 하다가 남들 다 쉬는 노후에 일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는 신혼부부라면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서 집이라도 사면 대출을 갚느라고 불평 불만을 하겠지만 나중에 뒤돌아보면 그 덕에 큰 자산을 갖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고가의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수학적 능력과 고가의 자동차를 사도 되는 자산적 여유를 혼동하기도 합니다.



어제 제가 1.9억의 자동차 견적을 내볼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차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1.9억의 자동차 견적을 내보았습니다. 견적서의 결론은 1.9억의 차를 사면서 8,000만원을 먼저 내고 매달 240만원 정도를 60개월을 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목돈 8,000만원을 일시불로 내고 5년간 매달 240만원을 내면 1.9억의 차를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1억의 차를 산다면 처음에 4,000만원을 내고 매달 120만원씩 5년간 내면 된다는 계산도 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라도 다니는 10년차 직장인이라면 목돈으로 8,000만원도 있고, 매달 240만원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분들이 많이 계시겁니다. 세후 월급으로 매달 450만원 정도를 받는다면 그 중 절반은 차에 쓰고, 남은 절반은 먹고 사는데 다 쓰면 되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돈 8,000만원과 매달 월급으로 450만원이 있다고 1.9억짜리 차를 사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었을 때 타야되는 차라며 꼭 이런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8,000만원을 쓰고 매달 240만원을 5년을 내면 1.9억짜리 차를 사기 위해서 2.24억 정도를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납입이 끝나는 5년째가 되면 1.9억짜리 차는 아마도 1억 정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때 차를 팔면 2.24억을 내고 1억을 손에 쥐는 것이고, 차가 필요해서 5년 더 유지하면 1.9억짜리 차를 산지 10년 째에는 차가 약 5,000만원 정도 가치를 할 것입니다. 결국 2.24억을 내고 10년 뒤에 5,000만원과 10년간 좋은 차를 타고 다닌 경험담이 남게 됩니다.



만약 차를 안 사고 8,000만원을 5년간 연 3%의 수익을 내고, 매달 240만원씩 납입을 한 펀드에서 연 3%의 수익이 난다면 5년 뒤에는 2.43억 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가정이긴 하지만 원리금균등으로 10년간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매달 240만원의 원리금균등상환금을 내야하는 2.5억을 대출을 받고, 8,000만원의 현금을 추가로 넣어서 3.3억을 이용해서 갭투자로 서울에 아파트를 샀다면 5년 뒤 또는 10년 뒤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적어도 자동차를 샀을 때처럼 5년 뒤에 1억을 손에 쥐거나 10년 뒤에 5,000만원을 손에 쥘 일은 전혀 없지 않을까요?





어쩌면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여유는 진짜 여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향후 30~40년 뒤에 있어야할 여유를 끌어다가 지금 다 써버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오늘 이야기를 한 것보다 더 능력이 좋고, 자산을 어느 정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뭘 사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오늘은 보통의 사람들을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저 또한 강남에서 멋진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20~30대를 보면 부럽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럽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제가 그런 차를 못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안 사는 것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의 방 한 칸이라도 팔면 그런 차는 1대는 사고도 남지 않을까요?





완벽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저에게도 항상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매번 바뀌지만 이사를 한지 2년이 가까워질수록 고질병이 "이사병"이 또 생기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금 때문에 이사를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사병이 생긴 김에 요즘은 "오늘의집"과 같은 부동산 또는 인테리어 앱에 자주 들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찾는 집은 복층으로 옥상을 주는 아파트 입니다. 넓은 평수에 테라스가 있는 아파트도 좋지만 요즘은 옥상을 서비스로 주는 아파트에서 빗소리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밤마다 아이들과 와이프와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저는 워낙 집돌이라서 집에 대한 사랑이 넘칩니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그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한단계 수준을 높여서 이사갈 수 있는 집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정부에서 각종 부동산 규제를 한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없애는 순간 저는 바로 이사를 갈 생각입니다. ^^ 그 때까지 또 열심히 돈을 모아야지만 제 꿈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정말로 여유가 있어서 마음대로 지내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 몰라서 자신의 현실을 착각해서 쓰는 분들이 계십니다. 혹시 자신이 그런 사람은 아닌지 주말에 통장을 다 열어보고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한번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celldna.blog.me


        

작가의 이전글 무조건 연금저축펀드를 가입하고, 그 다음에 IRP 가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