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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Mar 25. 2022

백신 미접종자의 코로나 확진 경험담


저는 코로나라는 질병과 이에 따른 방역 대책 등에 대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과는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에 대한 의견을 블로그에 남기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지만, 수 십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보게 될 제 자신과 아이들 그리고 미래의 알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의견을 포함한 코로나 확진 경험담을 올려볼까 합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것을 적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매우 소수에 포함이 되는 미접종자의 코로나 확진 후 증상 등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2020년 1월을 전후로 코로나가 처음 사회적인 현상을 언급된던 때를 제외하고는 코로나에 대한 공포를 막연한 공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 주위에 뱀들이 둘러쌓여있는 것을 보고 느끼는 공포가 아닌 저 산에 가면 뱀이 엄청 많아서 물려죽을지도 몰라라고 하는 말을 듣고 산에 가지도 못하는 그런 공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식이 옳다 그르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이번 코로나에서 느꼈던 증상에 대한 언급에 참고가 되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냥 저는 평소에 그런 생각을 갖고 2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백신을 잘 맞지 않습니다. 겨울철 유행할 감기를 몇개 골라서 담아놓는 독감백신도 맞아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A형, B형 간염과 같은 백신들은 맞습니다. 


코로나라는 질병을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는 크게 받아들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백신도 맞지 않았습니다. 백신을 맞지 않는 분들이 주로 갖고 있는 바로 그런 걱정들 때문에 저는 백신을 맞지 않았습니다.



3월 11일 오후 4시에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가 갑자기 열이 많이 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PCR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고 토요일에 둘째가 저희 집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 중 한명이라도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온 가족이 함께 있자라고 이미 오래 전에 결정을 해 두었기 때문에 금요일에 평소대로 퇴근을 해서 밥도 같이 먹고 서로 붙어서 책도 읽고 했습니다.


다음 날인 토요일에 큰 아이도 열이 많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이는 바로 PCR을 받지는 않고 해열제만 먹이면서 돌보다가 월요일에 1차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서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와이프도 아이랑 같이 병원에 간김에 신속항원검사를 했고 같이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화요일 오후에 저도 목이 아파서 1차 병원을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바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2022년 3월 15일 화요일에 양성판정을 받은 날에는 목이 좀 아팠습니다. 아픈 정도는 그냥 평소에 목감기 걸리면 아픈 정도였습니다.


3월 16일 수요일에는 심한 몸살 감기에 걸린 사람처럼 근육통도 심해졌고, 열도 38.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금요일 오전까지 고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감기에 걸리더라도 열이 나지는 않습니다. 몸에서 열이나서 해열제를 먹어본 것이10년도 훨씬 지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열감기를 겪어보니 어렸을 적 열이 나면 엄마가 머리에 물수건을 바꿔주면서 옆에 앉아계셨던 기억이 너무 많이 났습니다. 


국민학교를 다닐 때에는 열감기가 걸리면 무조건 주사를 맞고, 엄마의 특별 허락을 통해서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만화책을 왕창 빌려 왔던 생각이 참 많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쉽게 먹을 수 없었던 "미제 오렌지"를 엄마가 하나씩 입에 넣어주던 생각도 많이 났습니다. ^^


해열제 겸 진통제로 처음에는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열도 안 떨어지고 근육통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아서 중간에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으로 바꿔서 먹었습니다. 저에게는 원래 타이레놀보다는 이부프로펜이 훨씬 더 진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도 이부프로펜으로 바꾸고 나서 근육통도 많이 사라지고, 열도 37.5도 정도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보통의 감기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을 보냈고, 어제인 월요일과 오늘은 아주 약간의 마른 기침만 남아있습니다. 당연이 열도 없어서 체온은 36.5도이고 콧물 감기 같은 증상도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대충 이틀 반 정도 증상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둘째는 48시간 정도가 지나니 39도까지 올랐던 열이 36.5도로 정상이 되었습니다.


큰 아이는 열이 38도 정도로 아주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속이 미식거린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고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틀째날에는 저녁 먹은 것을 밤에 모두 토했습니다.


큰 아이는 원래 이부프로펜을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래서 항상 뭐라도 먹이고 이부프로펜을 먹이는데, 구토의 원인이 코로나 때문인지 아니면 이부프로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제가 약사는 아니지만 원래 이부프로펜의 부작용 중에 하나로 위장장애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와이프는 평소에도 감기에 걸리면 귀가 멍멍거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번에 코로나에 걸렸을 때에도 귀가 멍멍거린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고 5~7일이 되는 날에는 미각과 후각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평소 제가 코로나를 대하는 마음이 그래서인지 저는 특별히 몸이 아파서 죽을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열을 동반한 몸살감기를 경험한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이런 불편함이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에 걸려서 이제 죽겠구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목감기에 걸렸으니 침을 삼켜도, 물을 먹어도, 밥을 먹어도 목이 항상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식음을 전폐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열이 38.5도까지 올라갔고 근육통으로 많이 힘들어서 밤에 자주 일어나고, 잠을 푹 자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나 이제 죽는구나, 응급실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저에게는 몇 년에 한번 겪을 수도 있는 심한 감기 몸살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연하게 비슷한 시기에 백신을 맞지 않은 어머니와 3차까지 백신을 다 맞은 아버지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셨는데, 다행이도 두 분모두 미열 정도에서 목만 많이 아프셨다가 지금은 원래 상태로 돌아오셨습니다.



금요일에 아이가 열이 난다는 전화를 듣고 나서는 혹시 몰라서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저희 부부가 읽을 책을 20권이나 빌려서 왔는데 덕분에 아이들도 책 보면서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잘 보냈습니다. 물론 이틀 정도는 아이들이 열이 많이 나서 저희 부부가 힘이 들긴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김무열 배우의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챙겨봤습니다. 아파서 그런지 어둡고 피튀기는 영화와 드라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악인전"도 다시 보고,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도 거의 다 봤습니다. 중간에 달달한 것이 보고 싶을 때에는 기상청 사람들을 보면서 침대에서 혼자 희죽거렸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를 겪어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그냥 심한 몸살 감기 정도였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아이들과 오랜만에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볼까 합니다. 여행을 가서 코로나에 걸리면 어떻게하지라고 걱정을 했었는데, 그냥 약 먹고 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사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코로나에 걸려서 사망을 하거나 심한 후유증에 고생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인생을 살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수 십번은 더 걸릴 것이고 저 또한 희박한 확률로 엄청난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코로나만이 아니더라도 모든 질병들이 다 그렇습니다. 


이번 기회에 좀 더 개인 위생에 철저히 하면서 좀 더 진취적인 자세로 삶을 살아갈 계획입니다. ^^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blog.naver.com/cell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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