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19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켄 피셔의 책 관련하여 서평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백수에게는 휴가가 웬 말이냐 싶으시겠지만 퇴사 이후 두달 동안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나름 시간을 내어 2주간 제주에 머무려고 왔지만 현재 시장은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아직 내공이나 멘털 관리가 부족한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시장을 아예 안 보면 방장으로 직무유기 같기도 하여 최대한 자제하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이번 장에서 우리는 매뉴얼의 강력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스닥 10% 하락 때마다 보유 현금을 33% 씩 투자하는 투자법 말입니다. 지수가 10% 빠지면 개별종목은 2~30% 씩은 빠집니다. 당장 테슬라만 하더라도 지수보다 훨씬 언더퍼폼하고 있습니다. 개별주식들은 3~60% 빠진 것들이 수두룩 합니다. 나스닥은 아직 10% 수준밖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올 듯 말 듯 하던 기회가 1월 말 한 번의 노크가 있었고 2월 중순 들어 여러 번의 실랑이 끝에 하방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련하게 시장에서 현금을 가지고 있었으나 2월 초에 뷰를 바꿔서 면목이 없습니다. 만약 현재까지 현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매뉴얼대로 투자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핑을 하기 위해 바다에 나갔는데 파도의 움직임을 보면서 제가 작년 8월에 인베스팅 닷컴에 썼던 고수는 자기에게 맞는 파도를 기다린다는 글이 생각났습니다. 서핑을 해본 적도 없는 제가 그런 글을 썼죠. 하지만 정말 내가 잘할 수 있는 시장에, 기회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파도에서 놀아야 하는 것도 맞죠. 비기너는 비기너 수준에서 놀아야 합니다. 파도가 높으면 그날은 카페 놀이를 해야죠. 그런 면에서 좀 더 인내하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원칙을 만든 이 조차도 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우리가 따르든 따르지 않든 원칙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거리며 빛납니다.

작년에 수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역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입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은 예상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고 하였습니다. 시장이 하락하면서 어떠한 대응을 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다들 고개를 숙입니다. 주식시장이 꼴보기 싫다고 방에서 나가는 단톡방도 보았습니다. 어제 우리 방에서도 이야기했듯 현금의 보유는 숏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대비라는 하워드 막스의 말을 인용해봅니다. 하락장에서의 현금 보유는 손절이나 수익 감소에 가깝습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었다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움직였을 겁니다. 주식시장은 예상을 하고 그에 따라 대응을 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한국인들은 트렌디함에는 좋지만 주식투자에는 최적화되어있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들 부동산 투자는 잘하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은 트렌드를 따르는 모멘텀 투자에 가깝습니다. 군중심리가 좌우하죠. 군중이 그 무거운 비탄력적 시장을 탄력적으로 움직입니다.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또 부동산을 삽니다. 그에 비하면 주식시장은 굉장히 탄력적입니다. 그래서 우르르 모여서 버블을 만들어내고 또 급격히 하락하면서 손절합니다. 부동산처럼 하다가 우르르 앗 뜨거~ 합니다. 좀처럼 수년간 주식을 가져가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강남에서 PB를 10년간 하면서 수천 개의 계좌를 열어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본사 프랍 계좌도 다르진 않긴 합니다. 개인이나 증권사나 열심히 단타 칩니다. 화끈한 한국인들입니다.

막상 하락장이 오면 지극히 감성적으로 되는 것이 인간입니다. 하락장에서 팔고 사는 트레이딩은 감성이 아닌 지극히 이성적인 영역입니다. 기계적으로 사고 팔아야 하는 영역입니다. 정확한 시장 예측과 타이밍이어야 합니다. 곧 이 말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락장에 이은 폭락장에서의 액션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상황에서 대응의 영역이라니... 무얼 대응할까요? 은행가서 돈 더 빌려와서 주식을 더 사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어제 미국 실업 관련 통계가 매우 좋게 나왔습니다. 무척 고무적인 것이라 하루 정도의 센티는 급격히 개선시켰습니다. 작년 3월에 데드 캣 바운스가 4번 나와서 어찌 될지는 모릅니다. 이자율에 달려있죠. 하지만 매크로들의 추이는 좋습니다. 유가도 높아서 셰일관련 정크들의 채권금리도 나쁘지 않습니다.


바이든의 액션은 옐런 이야기대로 big action입니다. 문제는 연준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점이죠. 바이든 정부가 이 이상으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취임 후 9천억 달러 풀고 이번에 1.9조, 그리고 인프라로 3조를 풀 예정인데... 이 재원 문제로 10년 국채와 모기지까지 뛸 정도로 굉장히 시장이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이 이상 뭘 할 수 있을까요? 바이든의 낮은 미디어 활동은 심리적이고 주관적이라 논외입니다. 현재는 재무부와 연준의 공조는 별로 없죠. 사실 연준은 현재 시장을 길들이고 싶어 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습니다. 금리도 더 내릴 것이 없죠. 연준의 관심은 고용이 오르고 물가가 어느정도까지는 올라오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니 현재의 10년 국채금리의 상승은 팔짱을 끼고 있습니다. 대략 2% 가까이 가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하여 단기채를 팔고 장기채를 사면서 단기채 금리를 올리고 장기채 금리를 때려 낮출 겁니다. 일드를 플랫트닝한다고 하죠.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평평하게... 그리고 비슷하게 만들겁니다. 낮출 금리도 없고 월간 800억불씩 시장에 돈을 푸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액션을 취할 것은 별로 없습니다.

19년간 주식시장에서 있었고 14년간 증권업계에서 일하면서 미국 증시를 지켜봤지만 이렇게 취임 초기에 돈을 많이 풀면서 적극적으로 야당과 소통하는 대통령은 처음 보았습니다. 제스처보다는 액션 자체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자율 튀는 것에 이 이상으로 뭘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나스닥 고 per주 몇 개 좀 내렸다고 뭔가 더 액션을 취할 이유는 1도 없죠. 경기 정상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성장통일 뿐입니다. 버블은 오히려 좀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5조 달러를 더 푸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아찔 합니다. 미국 GDP가 20조 달러 정도입니다. 한국 GDP가 2조 정도 되죠. 중국이 14조, 일본이 5조입니다. 일본 GDP 정도를 미 재무부가 반년 동안 푼다는 거죠. 거의 제 생각에는 MMT에 가고 있다고 봅니다. 다른 위기가 오면 마이나스 금리까지도 손댈수 밖에 없습니다. 연준의 주주들은 시중 은행들이 반대를 하겠지만 일단 나라부터 구해야 합니다.

고 per에 물린 분들은 안타깝지만 수업료를 치른다고 생각하시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치주 같은 경우는 저도 거의 정리를 하고 될성싶은 고 per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10년 만기 미국채 이자율이 더 상승하게 되면 영향을 받겠지만 저는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공황이 강력해지면 이제 레버리지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수가 이번에 -10%를 넘어 -20%까지 갈까요? 그럴만한 이슈일까요? 여러분들도 트레이딩 영역에서 판단을 잘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가치주들이 갈 때까지 계속 놔두고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제 단톡 방에서 이야기드렸듯 2017년 엔비디아를 90불에 사서 90% 수익을 일 년도 안되어 내고 정리하면서 니프티 피프티! 를 외쳤습니다. 180불까지 갔던 주식은 이후 여러 위기로 고꾸라졌습니다만 현재 600불대를 노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보유했다면 90%가 아니라 600% 이상을 냈을 것입니다. 내가 한 번이라도 4~5년 동안 한 주식을 믿고 가져가 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고 per라고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 가는 주식들은 다시 회복하고 가게 됩니다. 경기는 좋아지고 돈은 풀립니다. 법인세나 테크 기업 분할 등 이슈들은 산적해 있지만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금융시장과 달리 매크로는 햇볕이 돌고 파괴적 혁신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늘 저는 지난 수십 년간 지수의 조정이 담긴 그래프를 보곤 합니다. 이번 지수의 조정은 얼마일까... 커봤자 반토막을 넘지 못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량주들도 일시적으로 -80%가 갑니다. 그 대단한 뱅크오브 어메리카도 -90% 가지 않았나요? 그리고 회복 후 몇 배를 다시 올라와있긴 하죠. 고 per 들도 그럴 것입니다. 아니 더 심한 변동폭을 보일 것이 빈다. 그리고 더 많이 오를 것입니다.

아크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 2015년 이후로 시작된 기술주의 성장 사이클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낙관합니다. 현금이 있다면 감사히 담을 시기입니다. 무거운 벅셔 해서웨이도 서너 번 반토막을 경험했습니다. 그 어려움을 견딘 주주들은 한 주당 4억 원이 넘는 주가로 보답받았습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충성적이고 강성적인 주주인 이유는 그것을 견뎌내고 열매를 향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들림을 이겨내지 못하는 투자자는 주식투자에 어울리지 않다는 멍거의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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