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19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독거의 서재 -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 가치투자자로 거듭나다를 읽고. (상편)]

엘리트 출신 주린이가 어떻게 주식투자로 성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설파한다. 먼저 그는 자만을 버렸다. 작자는 대학생 때 버핏이 학교에와서 강의를 했는데(하버드)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다가 월가에 입성했는데 잘못된 회사, 울프 오브 월스트릿에 나오는 기업 같은 악명높은 기업에 들아가 결국 2년을 못채우고 나왔다. 첫 회사가 중요한데 이 꼬리표는 계속 따라다녔고 결국 월가 입성을 실패했다. 그러다가 가치투자에 눈을 뜨고 폄훼했던 버핏을 다시 보게 된다. 4년만에 오마하에서 잠시 스친 화장실 앞 버핏은 친근하고 온화한 사람이었다(나도 재산이 100조 이상이라면....) 그의 인품에 감동하였고 진정한 버핏빠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께서는 '너는 성공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이라면서 10억을 던져주고 운용해보라고 한다. 1년이 지나 여러사람들의 자금을 받았고 160억이 되었다. 이름은 아쿠아 마린 펀드였고 97년 9월부터 운용했다. 헤지펀드의 수명이 18개월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는 일단 아버지빨(엄친아)로 사업을 시작한다. 이때가 30세였다.

그는 버핏의 장점을 고스란히 복제했다. 심지어 환매나 운용보수까지도 복제했다. 일부는 그러지 못했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버핏의 펀드 정책은 완벽하고 정교했다. 그는 성공했고 비슷한 나이대의 크리스 혼이나 빌 에크먼과 비교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질투했다. 그리고 기존 원칙을 깨고 그들의 방식을 복제하고 펀드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질투와 과시에 신경을 쏟았다. 종목 분석이 아닌. 그렇게 다시 월가방식으로 스며들어갔다. 그러면서 버핏의 방식에서부터 어떤 어떤 부분이 결여되기 시작했는지 짚어준다. 이 부분이 진자임.(책을 읽어보시길)

인상 깊은 부분은 90년대 말 IT버블때 기술주를 사지 않고 헐값인 벅셔 주식을 샀다는 것. 그때도 버핏은 한물 갔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고 버블이 붕괴하여 파멸로 갈때 벅셔는 4배나 뛰기 시작. 우리가 어떻게 투자를 해야하는지 좋은 선례. 어찌보면 역발상 투자와도 연결되는 부분이었다.

그는 오마하 벅셔 주총에 10번이상 참석했으며 그 현장에는 벅셔 주식을 수십년 보유한 이들도 많았다.

친구와 n분의 1로 돈을 내고 버핏과의 점심을 시작했는데 그와의 대화는 무언가 나 역시 그 식사에 참여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 투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생에 대한 울림이 깊이 있었다. 결국 투자는 탐욕과 공포에서부터 멀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한 철학은 삶을 살아오며 켜켜히 쌓인 복기와 자기성찰과 반성이라는 잔 근육이 모야아 한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뛰는 투자가 아니라 Do the right thing 이다. 그것이 수십년간 꾸준하게 거북이처럼 걷는 성과는 낸 것이다. 토끼같은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원칙없는 투자는 결국 모래성에 가깝다.

그는 늘 자신의 원칙에 충실했다. 다른이들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차입금하여 레버리지를 거의 공짜로 일으킬수 있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는 현금이 30%다. 원칙을 '끝까지' 가져간다. 맞을 때까지 가져간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비가 올 때까지 하듯 말이다. "찰리와 나는 큰 부자가 될 것으로 늘 생각하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수익률이 시장평균보다 조금 더 놓고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으며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큰 부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라고 답한다.

절친인 빌게이츠 이야기도 자주한다. 중국 여행 이야기도 그렇고 본인은 하루 스케쥴에 빈 공간이 많으니 빌은 6시 47분 샤워, 6시 57분 면도같이 정밀하게 짠다고 한다. 둘다 시스템은 다르지만 외부 소음으로 부터 차단하기 위해 환경을 제어 한다고 한다. 가이 스파이어는 버핏과의 대화 후 6개월간 월가를 아주 떠나 취리히로 이사를 해버린다. 월가에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시장을 보기 위해서다. 나 역시도 늘 여의도와 거리는 둔다. 너무 많이 틀린다. 강세장에서는 늘 강세장만 앵무새처럼 노래하는 여의도가 맞긴하는데 이번에도 또 틀렸다. 그걸 믿는 나도 틀렸다. 채점을 하면 여의도는 30점 짜리 학생이다. 그러한 면에서 주식은... 정말 내가 피나게 공부하고 나만의 주식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 증권가 정보에서부터 유튜브 블로그는 남의 의견이다. 결국은 나의 철학을 만들어야하는데 가장 빠른 길은 구루들의 조언을 새겨 듣는 독서일 수 밖에 없다.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 가치투자자로 거듭나다를 읽고. (하편)

2008년 3월 베어스턴스가 파산했다. 스파이어가 운용하는 펀드의 주식들이 다 베어스턴스에 있었다. 공중 분해가 될 위기에 처했다. 이 당시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투자자에게 '우리는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고 있어.' 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책을 쓰면서 투자자가 회고하며 알려준 것이다.

그러나 버핏과 마이클버리, 아인혼, 멍거 등 명석한 투자가들 덕분에 주택시장에서의 돈을 미리 회수할 수 있어서 큰 손실을 피해갈 수 있었다. 벅셔는 프레디맥을 처분한 이유를 대출기준과 회계 공시 기준이 불안할 정도로 왜곡되어간다고 했다. 대부분 보유 주식은 내재가치보다 훨씬 가격이 낮고 해자가 우수하고 엄청난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들이었다. 부채도 낮았다. 그러나 15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스파이어 펀드도 영향을 받았다. 시스테믹 리스크가 덮쳤기 때문이다. 97년 아시아 위기 99년 기술주 버블 01년 911 테러 등을 다 잘 넘겼고 펀드를 4배로 키웠지만 2008년은 정말 절반이 날아갔다. 가족과 지인들의 자금의 절반이 날아갔다. 하지만 기업의 내재가치와는 무관하다고 보고 인내했다.

이 책은 버핏에 대한 평전이 아니라 버핏을 사모하는 한 펀드매니저의 글이다. 버핏의 투자철학과 본인의 시행착오를 절묘하게 곁들이면서 어떻게 하면 올바른 투자자로서 성장하는지 그 모습을 스무살 대학생때부터 현재까지 성장통을 담았고 월가에서 펀드매니저로 회사를 차려 이끌면서 일어나는 기술주 버블부터 리만사태와 현재까지의 일선에서의 경험을 생생히 담고 있다. 특히 미국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오만했던 천재였던 그가 구도자의 마음으로 하나둘 털털 털리면서 겸손하게 바뀌는 모습은 우리가 시장에 앞서서 늘 겸손해야함을 여실히 느낀다. 작년 한해 너무나 쉬운 장에 웅대해진 가슴을 가졌던 개인투자자들이 9월에 털리고 1월에 털리고 2월과 3월에 털리는 모습을 보면서 늘 시장에 앞에서는 겸손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그는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할애하는데 천재 주린이의 성장에 책이 도움이 되었음은 당연하다. 아쉽게도 그가 언급한 책들은 아직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많았다. 덧붙여 그가 읽은 책의 분야도 다양해서 늘 나조차 숙제처럼 생각했던 인문서적들을 다시 끄적여야겠다는 생각이다. 벽에 꽂힌 투자관련 밀린 서적들이 한 면을 차지하는데 올해 다 읽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내년으로 미뤄야겠다.

구도자의 마음은 그가 취리히로 완전히 이사간 것을 인상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사무실에 멍거의 청동 흉상과 비펏과 점심을 먹던 시기의 사진도 걸어놨다. 그는 윈스턴 처칠의 서재에서 큰 감명을 받았는데 나폴레옹의 흉상, 넬슨 제독의 도자기 조각상 등이 있었다. 처칠은 늘 어떠한 고민상황이 있을 때 이들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고민해 보는 것 같았다. 만약 내 서재에 구루들의 사진이 있다면 덜 그릇된 판단을 하지 않을까? PC 바탕화면을 여러 구루들의 사진들을 엮어놓을까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지금 바탕화면에는 초절정 미녀 범블 창업자의 사진이 걸려있긴 하지만. 어찌보면 아직도 사업에 대한 미련이 많이 많이 많이 남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버핏의 사무실에 방문하여 있었던 일화도 공개한다. 매우 매우 흥미로웠다. 버핏도 늘 주변을 정리하는데 나와 비슷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를까?

김현진 교수님의 정리

1. 주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2. 누가 팔려고 애쓰는 것은 사지 않다.

3. 경영진과 면담하지 않는다.

4. 객관적 자료(사업보고서 SEC 자료 등), 주관적 자료순으로 정보를 신뢰하라. 증권회사의 분석보고서는 신뢰하지 말아라. 시장 평균밖에 가지 못한다. 신문기사는 대부분 자극적이다.

5. 지식은 공유하되 사심없는 사람만 상대하라. 버핏 멍거 모니시 크리스 혼 빌에크먼 단테 알버티니 닉 슬립 스티브 월먼 켄 슈빈 스타인 그레그 알렉산더 등

6. 개장시간엔 절대 거래하지 않는다. 익일에 전일 평균가를 지정가 주문을 낸다. 시장에 휩쓸리지 않는다.

7. 매수한 주식이 폭락하면 2년 이상 보유한다. 폭락하면 2년의 시간을 견디면 다시 괜찮을지 고민해본다.

8. 포트폴리오에 보유한 종목을 공개하지 않는다. (펀드운용자만 해당)

9. 경영진은 난관을 헤쳐나갈 경험을 하고 있는가? (개인사등)

10. 회사가 상생을 추구하는 회사인가?

11. 회사와 연관된 가치사슬이 변하면 어떻게 사업이 연관받는가? 회복이 가능한 것인가?

12. 절대적으로 싼 회사인가? 좋은 회사라도 싸게 주식을 사야한다

무척 쉽게 쓰인 글이고 재미까지 있다보니 빠르게 읽힌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다시 한번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주도에 머무는 2주 중에 오늘이 11일차, 한라산을 세번 오르고 서핑을 처음 해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가이 스파이어와 워런버핏을 만난 하루의 시간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하늘이 너무나도 이쁜 3월12일의 제주 하늘 아래 카페 텐저린은 나에게 그러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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