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42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by Jeremy Yeun

[독거 투자일지 -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


인플레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이번에 12가지 정도로 인플레가 두렵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현금이 어마어마하게 풀려 인플레가 오고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는 의견에 대한 반론입니다.


1. 기업저축 증가

이제 애플의 현금 보유고는 300조 원에 가깝습니다. 구글도 150조 정도 되죠. 5년 사이에 두배씩 늘었습니다. 기업들의 기록적인 이익 제고에 따라서 투자도 늘어야 하지만 현금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리만사태 이후로 경기부양을 통해 풀린 돈이 3~4조 달러 정도로 보고 있죠. 통계를 내보진 않았지만 S&P500 기업들의 지속적인 현금 보유고 상승은 풀린 돈의 상당한 부분을 움켜쥐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리만사태 이후 물가상승의 물소리도 듣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기 동아시아에 있는 조그마한 반도 국가의 1위 기업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고도 130조 정도니 말 다했습니다. 지속적인 현금 보유 성향은 앞으로도 유동성을 빨아들일 것입니다. 이들은 이들 특성상 거대한 설비투자를 할 가능성도 없습니다. 돈은 많은데 돈 쓸 곳이 없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꽤 오래된 추세였습니다. 이 와중에 현금부자 애플은 7조 짜리 채권까지 발행하여 현금을 더 모았습니다. 저금리라 채권발행하면 비용을 싸게 먹히고 그걸로 자사주를 사서 주식시장에 재워놨지요. 이렇게 시중의 유동성은 흡수되어 사라집니다.


2. 가계저축 증가

아메리카 대륙은 소비의 대륙입니다. 북아메리카는 일찍이 소비는 미덕인 나라였죠.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대명사 남아메리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분단위로 올라가는 인플레에 쫓겨 현금이 생기면 바로바로 지출을 해버려야 하는 슬픈 숙명의 남미인들은 흥청망청의 동의어로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코로나를 계기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축에 눈을 뜬 것이죠. 미국인들도 저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어리둥절한 일입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들어갑니다. 유동성은 자연스럽게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시장에서 돌기보다는 락인 됩니다.

'미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은 2019년 12월 7.2%에서 2020년 4월 33.7%, 12월 13.4%, 올해 1월 20.5%에 이르고 있다.' - 한겨레


3. 코인 시장의 급성장

수천 년간 이어진 금 시장의 시총은 10조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안전자산으로 착각되던 이 전통의 자산은 현재 시중에 돈이 수조 원이 더 풀렸지만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코인이 꿰찬 상황입니다. 얼마 전 전체 코인 시장은 1조 달러를 돌파하더니 급기야 2조 달러까지 올라왔습니다. 대중화된 지 수년밖에 안된 신생 자산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금 시장의 20%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최근 1년간 1조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흡수한 것이죠. 어마어마합니다. 만약 이 시장이 또 한 번 폭락한다면 이 돈들은 또 연기처럼 사라지게 되겠죠. 아무튼 그것을 떠나서도 코인 시장 역시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벌써 위에 언급한 3가지 요인으로도 조 단위의 유동성이 lock in 되어있음이 체감됩니다.


4. 소비와 부의 양극화

가끔 백화점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거린다고 하죠. 하지만 소비 수요의 폭발로 인한 물가 상승은 '상상 속의 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사람들의 수요가 폭발하여 이마트 가판대에 콜라가 싹 사라지고 식당의 식재료가 다 떨어져 점심에 문을 닫는 일이 일어날까요? 와우~ 우리 회사의 주력인 코카콜라가 너무 잘 팔려서 가격을 올립니다?라고 할까요? 자동차 판매가 폭발하여 올해 자동차 가격은 각각 3%씩 올릴까요? 택도 없습니다. 심지어 작년에 내구재 소비는 이미 크게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잠잠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행을 못 가서 자동차나 가전, 가구, 명품으로 소비를 이미 했기 때문이죠. 반대편에는 실업률 또한 상당합니다. 이들에게 소득이 있어야 두드러지는 소비 증가가 보입니다. 소득이 0인 친구들이 100이 되어야죠. 소득이 100인 친구들이 102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전자가 파급효과도 크죠. 지금 기업들은 이 코로나를 기회로 인력을 더 감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일례로 금융권 같은 경우 작년 말에 큰 폭의 희망퇴직은 집행했죠. 결론은 전체 소비의 제한적인 상승은 물가의 전방위적 상승을 억제하게 됩니다.


5. M2 통화율 지속적 저하

주식공부를 하는 분들은 M2의 저하가 수십 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간단히 말하면 시중에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가 않는 것입니다. 위에 열거했던 내용들이 주요인일 것입니다. 역시나 수십 년간 돈을 풀었지만 90년대 이후로 물가가 폭등하여 나라가 휘청였던 사례가 OECD 선진국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일부 있었다면 정치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추세도 길지 않았을 겁니다.


6. 달러 강세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달러가 강세가 되면 미국인들은 비싸진 달러를 가지고 석유나 중국 수입품 등을 저가에 사들일 수가 있습니다. 이 또한 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입니다. 많은 월가나 여의도 증시 전문가들이 올해 달러 약세를 이야기했지만 실상 달러는 미국경제의 강한 회복을 통해 강세로 가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에 상단은 그리 높지 않겠지만 달러의 강세는 물가의 하방의 영향을 줍니다.


7. 유가의 제한된 상단 및 원자재 가격의 정체

파죽지세로 오르던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정체입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을 앞두고 원자재를 빨아들이던 블랙홀 중국의 스탠스도 어느 정도 비축이 되어가는지 둔화되고 있습니다. 유가가 현재 60불을 두고 오가는데 70불 80불 90불 100불을 뛸 가능성은 적습니다. 상방에서 안정이 되는 것이죠. 코로나 전의 유가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가 사용이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이 안되었어도 이미 유가는 코로나 전으로 회귀를 해버렸습니다. 게다가 전기차 사용의 폭발적인 증가 역시 유가 사용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전산업적으로 인플레를 유발하는 원자재라는 측면에서 보면 물가에 앞으로 줄 영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8. 지난 14년간의 물가 추이와 기술의 진보

리 만사태 이후로 큰돈이 풀렸지만 그때부터 애플과 아마존의 성장은 급격히 이뤄졌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전자상거래는 고성장 중이었지만 물가는 골디락스라는 이유로 억제되어 있었습니다. 적어도 20년간은 물가는 큰 변동이 없이 안정화되었습니다. 2000년대에는 세계의 포클레인의 70%가 중국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인프라 투자가 엄청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미국이 이번에 인프라 투자에 3조 달러를 쏟아붓는다고 하지만 이 부분이 물가 상승을 견인할까... 하는 부분은 회의적입니다. 인프라 투자로 물가가 폭등한 사례를 2000년대 이후에 있으면 보고 싶습니다. 아마 있다면 다른 요인들이 더 컸을 겁니다. 소득의 증가 등등.



9. 제한적인 여행과 느린 백신 보급률

생각보다 코로나로 인한 집단 면역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접하는 미국 뉴스대로 여름이면 미국 전 국민이 백신을 다 맞는다고 하죠.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의 나라들은 아직 갈길이 멉니다. 한국도 내년 봄이나 되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도국들은 2022년이 지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야 여행 예약률이 폭발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수요는 택도 없습니다. 그것도 자국 내에서나 가능하지 해외여행은 백신을 맞은 미국인들도 공격적으로 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미국 자국 내에서도 백신 접종자들 마저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여행으로 인한 보복 소비가 물가를 폭등시킨다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여행의 점진적인 증가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3월에 아시아나 항공+티웨이항공을 이용하여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항공권 총구입비가 3만 7천 원이었습니다. 거의 만석이었죠. 한국인들이 자국 내에서만 락다운이 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실상은 이렇습니다. 카페와 관광지는 한산하고 여러 대형 호텔들은 폐업을 한 상태였습니다. 방역 선진국으로 GDP대미지가 굉장히 낮았던 한국이 이 정도입니다. 50만명이 사망한 미국이나 여타 국가들은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할 것 입니다. 이와중에 물가는 마음대로 폭등할수 있을까요? 그저 기저효과로 인한 통계적 착시에만 머물겠지요.



10. 유동성은 결국 종착지가 있다.

결국 자산시장이든 금융시장이든 종착지가 있습니다. 유동성이 몇천조가 풀렸다고 해도 결국 돈은 자기가 안착하는 장소에 있게 됩니다. 부동산으로 가면 수년에서 수십 년을 머뭅니다. 주식투자자들 역시 현금화는 쉽지만 거의 돈이 그쪽에서 머물죠. 그리고 녹습니다(...) 유동성이 사라지는 것이죠. 당장의 유동성 증가는 가격의 상승과 변동성의 증가로 이뤄지지만 결국 이너 피스 하게 됩니다. 유동성이 풀렸으니 모든 자산들을 다 올려놔버린다는 생각은 사실 남미 같은 폐쇄적인 사회나 지금처럼 돈이 자유롭게 흐르지 않던 바이마르 시절에나 가능했습니다. 넘치는 달러는 또 미국의 점점 커지는 어마어마한 무역적자로 또 밖으로 흘러가게 되죠. 전 세계의 물가가 미쳐 뛰어올라 경제를 흔들고 연준이 막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온다는 것은 조금 비현실적인 생각입니다. 유동성은 소화가 됩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국가들의 성장이 마이나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강한 성장(물론 기저효과지만)이 일어나면서 그 유동성을 흡수하게 될 것입니다.



11. 늘어난 부채

미국 정부와 기업, 가계에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미국 정부야 돈을 찍어내면서 말할 것도 없이 그렇고 기업들도 한계 기업 등등 영 끌 하여 부채를 발행했습니다. 실직한 가정들이야 막다른 곳까지 부채를 낸 상태에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소비를 지를 수 있을까요? 물론 작년과 올해 가정마다 수천 달러씩 미국 정부가 꽂아줬지만 그건 바꿔 말하면 돈 몇백만 원 생긴 정도입니다. 미국의 1인당 GDP가 5만 달러, 즉 5천만 원이 넘죠. 그 말은 새발의 피...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돈이 들어왔다가 나간 정도입니다. 본질은 변하지 않죠. 이렇게 극심한 부채가 누르는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 정부가 마구 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당장 가계는 아직 실업에 허덕이는 천만에 가까운 인구가 집에서 쉬고 있고 기업들 중 한계기업 즉 정크본드 수준의 기업들은 무척 힘든 상황입니다. (주가지수가 다 올라왔다가 미국이 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전체 고용의 5%만 차지하는 IT기업들만 공룡이 되어 승승장구하는 상황이죠.) 바이든 정부는 좀 쉽게 말해서 막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화당 입장에서 그렇긴 하지만 거시경제를 배운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물론 현재의 난국을 타계하는데 그러한 정책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부담이 되는 정책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후로 미정부도 추가적으로 무엇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이러한 경제 주체들의 상황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2. 현대사회는 공급과잉 사회다.

인류는 1930년대 대공황 상황을 이후로 지속적으로 공급과잉의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물건이든 정보든 돈이든 모든 것이 과잉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돈이 부족하죠. 그렇기 때문에 늘 돈을 법니다. 반대편에서는 늘 재고가 넘칩니다. 일시적인 쇼티지들은 단지 일시적인 쇼티지일 뿐입니다. 저는 백화점이나 마트에 물건이 다 떨어져 가격을 올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한철 지나면 다시 되돌아옵니다. 인플레를 유발하는 Cost Push, Deman Push. 다 좋은 말들이지만 그것이 경제상황을 어지럽힐 정도로 우리를 흔들었던 적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성장의 청신호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준의 이야기대로 우리는 인플레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역시 10년 가까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잠시 인류를 뒤흔들었고 많은 것을 바꾼 것 같지만 실상 돌아보면 그렇게 많은 것이 변한 것이라기보다는 카세트에 테이프를 일시적으로 빨리 감기를 2~3초 한 것에 불과합니다. 늘 긴 호흡으로 경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여러 텐트럼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비현실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났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는 좀 더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투에서는 단톡 방을 개설하여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금요일마다 서평을 나눕니다. 11월 초 개설 이후 걸어온 길은 아래와 같습니다. 카톡 jujunete 추가를 하시면 절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석료는 분기당 커피값 수준입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단타에만 치중하게 되고 결국에는 폭락장에서는 멘탈을 부여잡지 못하여 그릇된 투자성과를 내기 쉽습니다.



1주차 윌리엄 오닐 -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종목피킹+트레이딩+마인드)

2주차 코스톨라니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마인드)

3주차 피터린치 -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우선) or 피터린치의 투자이야기 or 피터린치의 이기는 투자(종목피킹)

4주차 잭슈웨거 - 시장의 마법사들(우선) or 새로운시장의 마법사들 or 주식시장의 마법사들(마인드+트레이딩)

5주차 필립피셔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and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종목피킹)

6주차 하워드막스 - 투자에 대한 생각(우선) / 마켓싸이클의 법칙(금융 매크로)

7주차 피터자이한 - 셰일혁명과 미국없는 세계(정치+지리 매크로)

8주차 제시리버모어 - 어느주식투자자의 회상(마인드+트레이딩)

9주차 레이달리오 - 금융위기 템플릿(금융 매크로)

10주차 제러드다이아몬드 - 문명의붕괴(환경+지리 매크로)

11주차 권용진 - 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or 애드워드소프 -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or 강환국 - 할 수 있다 퀀투투자(트레이딩)

12주차 에스워드 다모다란 - 내러티브 앤 넘버스(종목피킹)

13주차 캔피셔 - 주식시장을 이기다 or 슈퍼스톡스 or 역발상주식투자

14주차 가이 스파이어 -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 or 로렌스 커닝햄 - 벅셔 해서웨이

15주차 나심탈레브 - 행운에 속지마라 or 블랙스완

16주차 피터 틸 - 제로투 원

17추자 헨리폴슨 - 중국과 협상하기 골드만 삭스 CEO, 나는 어떻게 중국을 움직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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