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투자 일지

18 년간의 주식투자의 여정

by Jeremy Yeun

[독거 투자 일지 - 미국이 중국 된다?]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독거의 뷰가 살짝 깨진 것이 1180은 어느 정도 지지해줄 것으로 봤는데 1158이다. 생각보다 많이 내려왔는데 달러 약세보다는 위안화 강세가 더 큰 모멘텀이다. 이는 물론 달러 약세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워낙 위안화가 강세다. 가끔 한국이 중국의 프록시 마켓을 넘어 경제적으로 끌려가는 나라가 된 부분은 안타깝게 느낄 때가 있다. 이 부분은 우리한테는 좋은 것이 아니다.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들어 글로벌리 달러가 추가적으로 약세가 진행되고있는 것은 아니다. 두 달째 달러 유로는 1.17~1.20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봉쇄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인데 유로는 더 약세로 갈 것이다. 미국도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인위적으로 통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0월로 향하면서 확진자가 늘면 달러는 더 강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금 가격이 온스당 1910 달러까지 밀렸다. 금 투자에 대해 비관적이었던 뷰는 여전히 한다. 인베스팅 닷컴에서는 8월부터 이야기했다. 금 가격은 8월부터 그대로 머물고 있다. 금에 대하여는 너무 많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넘어가고자 한다. 이전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유가는 수급적인 이유로 하락으로 봤지만 단기적으로 허리케인과 감산 논의로 40불대를 회복했다가 전일 다시 40불이 깨졌다. 감산은 중기적인 요인이지만 BP에서의 리포트 언급대로 작년이 전 세계 유류소비의 피크였고 하락 요인이라는 점은 단기 트레이더가 아닌 글로벌 매크로 투자자에게 생각의 여지가 있다. 물론 그만큼 셰일 등 시추업체가 줄어들 요인은 있지만 하방으로 무게를 내리는 요인일 테다. 앞으로 유가도 하락 추세로 가게 될 것이다. 유럽 봉쇄와 미국의 봉쇄가 이어지면 유가는 약세를 보일 것임이 분명하다. 감산보다 강력한 효과다. 유가 하락에 산유국들은 또 나 죽겠다면서 감산을 깰 가능성도 있다.




사실 2월에도 글로벌 경제는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넘치는 유동성과 기대감이 지수를 견인했다. 유동성이 많으면 무조건 시장은 간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대감이라는 성냥이 있어야 불이 붙는다. 고객예탁금 50조지만 100조가 되어도 기대감이 없으면 불이 붙지 않는다. 현재 국내 증시도 유사 이래 가장 큰 유동성이지만 지난 8월 중순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매크로가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 며칠은 100포인트가 빠지는데 고객예탁금과 강세론자는 무얼 하고 있을까?


현재 IT나 바이오 같은 성장성 높은 종목들이 증시 상승을 견인해왔고 현재 기간조정 혹은 가격조정 중이다. 향후 이러한 종목들에 대하여 추가적인 멀티플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데에는 비관적임을 이야기했고 근래 그 부담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부담이 없고 장래를 촉망되니 신용 풀 미수로 지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글로벌 IB들은 가치주나 경기방어로 아예 눈을 돌리라는 말도 하고 있다. 시총의 40%가 언텍트 관련 주식인데 이들이 멈춰 서면 지수가 가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관련주들이 다 망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이미 시총의 1%도 안 되는 사이즈다. 끽해봤자 2~3개 올라야 본전인데 이 정도가 나스닥이나 에센피를 끌어올리는 주도주가 되기는 쉽지 않다. 파산이 이어지는 요식업이나 항공주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다운사이징까지 되어버려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2025년까지는 가야 회복된다는 이야기도 참 멀게 느껴진다.


요즘 들어서 종목들을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차트를 찍어봤는데 기술주들은 대부분 10~20%가 빠진 상태에 있다. 이미 멀티플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딱히 큰 악재가 없는 상황이지만 알아서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테슬라 같은 경우는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올라왔지만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테슬라에 대한 기술 특허에 대한 부분을 지난달에 살펴봤는데 감명 깊었다. 나온 차들 중에서는 타이칸이나 루씨드 에어 정도가 눈에 들어오지만(아무래도 배기음을 즐겨 타이칸을 선호하지만) 테슬라의 SUV는 세컨드카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중기적으로는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본다.



중국증시 투자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중국증시는 유동성이 그렇게 많이 풀린 것도 아니고 금리를 당국이 만지작 거리고 있기도 하다. 빚투의 정석 중궈들은 화끈하지만 금리인상에는 쥐약일 테다. 금래 M2도 떨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나 지정학적 문제도 선거전까지는 스트레스다. 화웨이, 틱톡에 이어 이번에는 위챗을 때린다고 한다. 위챗은 좀 크다.


여러 불안 요인이 있을 때는 투자는 쉬는 것이 낫다고 본다. 선거 이후로도 충분히 좋다. 선거 이후 장이 빠지면 빠지는 대로 주워 담으면 된다. 올라간다면 안심하고 사라. 어떤 분이 50년간의 통계를 내어볼 때 나스닥이 3% 이상 하락하면 일단 포트를 다 던지고 한 달을 쉰 후 추가적으로 더 빠지자 않으면 다시 사라는 전략을 구사하던데 올해 그렇게 했으면 4~6월의 강세장을 놓쳤겠지만 어느정도 시사하는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매를 먼저 맞은 중국은 1분기에 대충 다 털어내어 버려서 현재 확진자 0 도 사실 믿지는 못하지만 대도시 쪽은 중국의 지인들이 잘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영향이 많이 없나 보다. 비록 무증상 확진자를 카운팅 하지 않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것이 바로 통제국가의 장점인가 싶기도 하다. 독거도 중국에서 1년간 있었지만 만약 체류 중에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얼마나 강압적으로 철저하게 처리를 했을지 감은 잡히긴 한다. 물론 중국의 통계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15억 인구 중 확진자 0 이라니 사기를 쳐도 적당히 쳐야 할 듯.


그린테마 관련하여 열풍이다. 이곳이 대세이긴 한데 늘 이 분야는 양치기 소년 같았다. 태양광이니 풍력이니 하는 테마는 동철이 시절에도 장난도 아니었다. 다시 이들이 일어날까? 물론 왕년의 풍력 테마들이 근래 몇 배씩 오르는 모습을 보았는데 얼마나 이익이 날지는 궁금하다. 전 세계가 경기부양과 기후협약에 대한 숙제를 하기 위해 이쪽으로 자금을 집행하는데 정부 주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정말 낮긴 하다.


미국이 중국 된다는 거창한 제목을 뽑아놓았다. 코로나 19 이후로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은 미국의 상점 중에서 60% 정도가 폐업했다고 한다. 파산보호 신청 같은 chapter 11 같이 회생에 초첨을 둔 것이 아니라 그냥 폐업이다. 이네들을 살려주려면 국가가 또 돈을 줘야 한다. 계획경제의 미국이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면은 중국보다 더 심한 계획경제다. 차라리 돈을 받는 것이 일을 하는 것보다 낫다는 모럴해저드도 심각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CDC에 압력을 넣어 확진자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미국이나 중국이나 차이가 없게 만든다. 트럼프가 재선이 된다면 이러한 사태는 4년이 더 지속될 것이다.


나스닥 차트를 보고 있으면 3월 폭락장에는 고점 대비 30%가 빠진 것을 볼 수 있다. 그 당시는 속도가 빨라서 난리였다. 9월 들어서도 고점 대비 10%가 빠진 상태. 하지만 3월 대비 30% 정도 빠진 것인데 시장 참여자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 것이 재미가 있다. VIX도 오히려 빠져있는 상황. 9월 폭락 속도도 3월과 비슷하지만 이후 추가 하락이 오는가가 중요.

여기서 20% 추가 하락을 하면 고점 배디 낙폭이 3월 수준인데 그만큼의 패닉이 올 것 같지는 않을 느낌이다. 정말 다들 용감해졌다. 다들 카지노에서 베팅하러 온 사람들 같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주택착공 건수가 그동안 늘다가 9월 들어 감소가 된 것이다. 도시에서 근교로 이동하는 수요가 드디어 거의 완료가 된 것 같다. 겨울이 오기 전에 이사를 마무리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9월 신학기 전에 마무리하려는 수요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경기침체에 렌트비와 모기지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모습도 불안 요인이다.


2008년을 복기해보자.


2007년까지 엄청난 주택시장의 버블

미국인들의 부동산 패닉 바잉

선행지표 주택허가건수 폭락

채권자들의 대출조건 강화

부동산 가격 10% 하락

압류건수 두배 증가

정부의 대출한도 증가(버블 주입) -> 이 부분이 주목해 볼 부분이다.

부동산 가격 20% 추가 하락

S&P 등 신평사의 모기지 부실 예상치 0.12% -> 실제로는 모기지 28% 부실

그러나 그해 2007년 12월, 필라델피아 연준 서베이, 경제가 나빠질 확률 0.02%

하지만 이듬해 리먼 브라더스 등 파산으로 금융시스템 붕괴.


모기지 상품은 62조 달러. 그러나 파생상품은 6000조 달러 이상.



Too big to fail 영화를 보면 주택침체라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실물경기를 덮치면서 금융기관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모습을 본다.


월가의 메이저 은행과 증권사들이 돈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면 투자해달라고 구걸한다. 정말 구걸이었다. 동방에 작은 나라 한국에 다가 머릴 조아릴 정도였다. 자산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위기에 알 수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같은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떼돈을 버는 경쟁사들과 관련 없이 본인들은 재정건전성에 치중했고 이 위기에 빛나는 실적을 보였다. 그 당시에도 현금을 많이 갖고 있었던 버핏은 좋아하는 은행주들을 정말 헐값에 큰 배당조건으로 받아줬다.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이 심상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950년부터 주식을 하던 이 천재를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수 들일뿐이다. 어떤 이코노미스트도 버핏을 능가하지 못한다.(버핏은 이미 2003년에 파생상품은 시한폭탄이니 모두 정리하라고 했다.) 버핏은 서브프라임 당시 312억 달러(36조 원)를 현금으로 쥐고 있었다. 지금은 1300억 달러(150조 원)를 현금을 쥐고 있다. 고령인 그의 일생의 마지막 베팅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수십 년간 좋아하던 은행주와 항공주를 이번에 털어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전당포인 버핏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있다. 경기순환과 그 변곡점마다 큰 베팅을 하는 버핏이야 말로 진정한 매크로 스윙 트레이더의 구루이다.


버핏은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우리는 항상 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린다"면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를 위해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머니투데이 2008.09.19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던 1972년 투자를 중단했던 버핏은 1973년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하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이때 폭락은 1929년 이후 최대의 폭락이었지만 버핏에게 워싱턴 포스트라는 우량주를 헐값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1980년대 중반 증시가 달아오를 때 몸을 버핏은 최대한 몸을 사렸다. 당시 버핏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워싱턴 포스트, 가이코(GEICO), 캐피털 시티즈 3 종목만 남긴다. 그러다 1987년 대폭락이 오자 행동을 개시했다. 1987년 10월 29일에 있었던 당시 폭락은 폭락장 때마다 언급되는 '블랙 먼데이'의 원조다. 버핏은 1988년부터 코카콜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1994년까지 코카콜라 주식을 사 모았다. 버핏은 2007년 10월 이후 세계 증시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다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 전력회사 콘스털레이션 에너지그룹까지 8개 기업을 최근 1년 새 인수했다. 골드만삭스에도 영구 우선주 형식으로 50억 달러나 투자키로 했다. - 머니투데이 2008.09.24



많은 이들이 금융시스템에는 위기가 없다고 한다. 방파제가 잘 되어있다고 보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폭락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쓰나미가 오면 방파제는 의미가 없다. 쓰나미는 늘 예고 없이 온다. 나 역시도 다음 쓰나미가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거시가 지금까지 약해져 너덜거리는 상황에서 트리거가 하나 오면 정말 제대로 무너질 경제상태다. 2007년 활황장에도 코스피 3천전망은 있었고 여러 장밋빛 전망이 난무했다. 나는 요즘 너무나도 많은 기시감을 느낀다.


언택트 산업이 양산하는 급격한 실업률과 파산은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속도가 빠르면 충격으로 온다. 나는 언텍트 기업에 대한 견제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인들이야 표를 위해서 반독점을 합리화하고 있지만 이러다가 길거리에 있는 매장들이 싹다 공실로 변해버릴 것만 같다. 적어도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국가들은 말이다.



내러티브 앤 넘버스라는 좀 지난 책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어서 요약해 보았다. 위기가 돌아오는 인터벌이 매우 빨라졌다. 특히 미국 전체 시총의 52%가 ETF다. 쏠림현상이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이 폭등이나 폭락이다.


집단 투신 레밍문제 - 살짝 소름이 돋았다. 모두가 같은 곳을 달려갈 때 무언가 변동이 있으면 대재앙이 몰려온다. 이런 경우는 너무 많다. IT 버블이나 니프티 피프티가 그렇다. 더 문제는 데이터 중심의 세상이 오고 너도 나도 접속이 가능하면 증시의 거품은 어마어마하고 붕괴도 클 것이며 이것의 반복이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본다. 하긴 2018년 11월 12월, 2019년 5월, 2020년 3월... 폭락이 너무나 자주 온다. 특히 알고리즘들이 비슷한 모델로 돌아간다면 서로 주고받으며 증시를 올리고 반대로 서로 주고받으며 시장을 내리기도 할 것이다. 서로 투매를 할 수도 있다. 3월 장이 폭락할 때 이거 왜 이러지? 싶었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버블의 정점이다 생각될 때마다 빅스 베팅을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 생각해보니 2018년부터 올해까지 내가 그렇게 매매를 하고 있긴 하다. 시장이 미쳤다 싶을 때가 주로 정점이다. 자고 일어나도 매일 오르는 그런 경험들. (이 책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부분이었음)




재밌게 보셨음 커피쿠폰이나 날려주쇼. 고생하면서 썼는데 악플만 달리니 쓸 맛이 없다는. 재능기부인데 성취감도 없고.

카톡에서 친구 찾기 -> jujunete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독거 투자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