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혼자가 되는 것도 좋다.
도시 건물들 사이로 안개를 물들이며 동이 올라오는 서늘한 이른 아침. 건물들 연기통에서는 안개를 뿜어내듯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아무도 없는 용산역 주차장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그날의 강'을 들으며 열차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서늘한 공기와 '두둥 두둥' 열차 소리, 음악, 어스레한 무채색 도시 풍경만 있는 이 순간이 좋다.
세상 혼자이지는 않지만, 홀로 있는 느낌. 아무도 없는 나 혼자만의 세상은 무섭고 싫지만, 누군가 어딘가에 사람 사는 느낌이 있는 혼자 만의 세상이 좋다.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갑갑함 보다는 시야가 시원하게 뚫린 풍경 안에 홀로 있는 느낌이 좋다.
코로나 시대로 사람과 사람 접촉을 자제하는 동안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함께 하고, 함께 뛰어놀고, 예전 일상을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혼자 만의 세상을 만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사람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편안한 느낌이다. 그동안 사람에 둘러 쌓여 나를 느끼지 못했지만, 홀로 있을 때 나의 존재를 느낀다.
오래간만에 느껴 본 도시의 편안한 아침이다. 가끔 이른 아침 혼자만의 세상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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