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이 의심을 낳고 그 의심이 또 다른 의심을 낳는다. 결국 아무도 못 믿게 되는 건 아닐까.....
솔직한 사람이 좋다. 표현을 하는 사람이 좋다. 떳떳하게 앞에서 말하는 사람이 좋다. 배려보다는 함께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 소중하니 조심하는 것보다는 소중하니 더 적극적인 사람이 좋다. 떠보지 않고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좋다. 상처받을까 숨기기보다는 상처받더라도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이 좋다. 컨설팅을 하기보다는 같이 화내주고, 같이 웃어주고, 같이 슬퍼해주는 사람이 좋다. 외로울 때 그냥 함께 해주는 사람이 좋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혼자서 좋은 사람이 되기에는 상처가 아프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의심이라는 독약이 스멀스멀 스며든다. 저 사람은 정말 솔직할까. 표현을 왜 안 하지. 내 뒷담화를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배려가 아닌 내가 불편한가. 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인가. 나를 떠보는 건가. 왜 숨길까. 내가 잘못된 건가. 나만 외로운 건가... 결국 세상에는 나 혼자인 건가...
친구, 선후배, 직장동료, 직장상사, 연인, 부모, 가족, 형제... 특정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이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여러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다. 의심 독약이 번지는 날이면 언제나 나에게 최면을 건다. 마음을 닫자. 마음을 닫자.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내 나름대로의 처방이다. 기계적인 사람이 된다. 솔직하지 못한 만큼 나도 솔직해지지 않는다. 표현을 하지 않은 만큼 나도 표현하지 않는다. 뒷담화는 하지 않는다. 나도 불편해한다. 더 조심한다. 떠본다. 숨긴다. 컨설팅한다. 그냥 외로움을 견딘다.
누구나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았기에, 어떤 느낌이고, 어떤 감정이고, 어떤 기준이 있고, 어떤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고, 공감하고, 서로가 서로를 다독여주고, 서로가 서로를 믿어주는 것이 아닐까. 한 번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기계적인 사람이라도 좋다.
마음의 문을 열고 꿰매고, 열고 꿰매고..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결국 철판으로 봉합해 버리는 건 아닐까. 결국 마음이 없는 양철통이 되어 아무도 모르는 오즈로 떠나는 건 아닐까... 인생에 단 한 명이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사람은 만날 수 있을지. 이것마저도 의심 독약이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