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짧게나마 자취를 해보고 수원으로 넘어온 사람으로서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해보려 한다.
사실 수원은 완전한 지방이라기보다 수도권에 있는 지방으로, 애매한 위치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스러운 지방에 가기 전에 수도권 지방에서 먼저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수원만 오더라도 서울과 다른 점이 조금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골생활이 좋다면, 더 시골로 가는 방법도 좋은 선택이다.
유행하는 릴스나 숏츠처럼 간단한 번호순 매기기로 작성해 보겠다.
<탈서울 장점>
1. 몸과 마음이 여유롭다. 남는 시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볼 수 있다.
2. 하다 하다 시간이 남아서 운동도 하게 된다. 그럼 더 건강해진다.
3. 조급하게 살다가 여유로움이 생기니 나를 더 돌아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삶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4. 청년들 인구가 적어서 청년혜택을 상대적으로 자주 받을 수 있다. 똑같은 사회적 주택도 서울은 금방 집이 나가지만, 수원만 해도 그렇지 않다. 정보만 잘 찾아보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꽤 된다.
5. 높은 건물보다 낮은 건물이 많아서 시야가 트인다(빌라촌 제외). 공원이나 산도 더 많아서 자연친화적이랄까.
6. 가족도 직장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적당한 거리가 오히려 관계를 좋게만들지도.
작성해 보니, 결국엔 일자리의 워라밸이 가능해져서도 있다. 지금 내 출퇴근 시간은 8-5시인데, 출근시간이 이르더라도 일찍 끝나니까 저녁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지방의 청년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탄력유연근무나 4.5일제와 같은 특혜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방을 꿈꾸는 사람들은 나처럼 워라밸, 삶의 여유 등과 같은 가치관들에 더 집중하는 사람들일 테니 말이다.
이 점에 있어서 지방에 청년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여러 정책들이 많지만, 어떤 지방에서 하고 좋아 보이면 다른 지방에서도 따라 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애를 낳으면 1억을 준다는 현금성 정책들이 많아진 편인듯하다. 단편적으로 탈 서울에 대한 지방살이 경험이나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하지만 정작 탈서울을 위해 필요한 것 1순위는 ‘일자리’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오래 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가. 경제활동이 확실해지지 않으면, 탈서울을 꿈꾸는 것도 결국엔 현실적이지 않은 환상이 될 뿐이다. 나 역시도 수원에 온 이유가 ‘일자리’였다. 내가 원하는 일자리가 있어서, 고민 없이 올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원하는 일자리인지 아닌지도 경험해 봐야 안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탈서울을 선택하는 사람들 역시도 나 스스로 어떠한 가치관이 우선인 것인가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좋으면 혼자 떠나와서는 안된다. 지위나 명예, 물질적 성공이 좋으면 서울에 있어라. 나처럼 워라밸이나 여유 등 삶을 조금 가볍게 살고 싶다면 추천이다.
사실 선택은 본인이 해야 한다. 주변에 떠밀려서 선택하는 것만큼 미련한 것도 없다. 선택도 내가, 책임도 내가. 실패를 과대평가해서도 안된다. 탈서울을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실패한 것도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고민해 보고 결국엔 행동하는 것이 이 선택의 마지막 종착점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