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말하면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
지원이라는 말이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기분이 울적한 어린이에게 이유를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인데, ‘정서적 지원’이라고 부르는 게 영 낯설었습니다. 지원체계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힘들어하는 어린이에 관해 고민하다 보면, 그 어린이의 가정 상황이, 학교 생활이 궁금해지고, 궁금해져서 보호자와 학교 선생님과 의논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표현했습니다. 대상자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같이 밥 먹고, 웃던 어린이를 대상자라고 말하는 순간, 어린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말은 힘이 셉니다. 그깟 말 때문에 기분이 달라지고, 생각이 바뀌고, 관계가 달라집니다. 어린이 복지 현장의 말도 그러합니다. 지원, 지원체계, 대상자, 문제행동, 역량, 서비스 등등. 모두 필요한 단어입니다. 복지 현장은 제도의 기반 위에서, 필요한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사용되어야 하고 사용해야 하는 말입니다. 다만 그 말이 전부로 느껴져서, 가끔 울적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았나요?
문제는 ‘어려움’으로, 문제 행동은 ‘표현’으로, 지원은 ‘도움’으로, 지원체계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들’로, 대상자는 ‘그 아이’로, 서비스는 ‘경험’으로, 역량은 그냥 ‘힘’으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예술교육이라는 단어도 그랬습니다. 부담스럽고 답답했습니다. 고민하다 교육 대신에 예술 경험이라는 말을 썼더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성취, 도달, 목표, 수준, 훈련 말고 어린이들과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조금 다른 말을 해 보아요.
조금 다른 단어, 조금 다른 생각.
그러면 내 마음도 달라지고, 너의 인상도 달라지고,
어쩌면 우리 세계도 달라질지 몰라요.
어린이와 나의 세계가.